“지진 다음에는 해일이 온데요. 무서워 죽겠어요”

  • 입력 2006년 5월 28일 18시 57분


"지진 다음에는 해일이 온데요. 무서워 죽겠어요."

28일 오후 지진이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의 사르드지토 병원 앞 주차장에 마련된 천막촌.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통곡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부상자들과 이재민 수백 명은 공포심에 떨고 있었다.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무너진 집에 깔려 죽은 아내 옆에서 넋을 잃고 하늘만 바라보던 수바르조(70) 씨는 "전기도 끊기고 통신도 끊겨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면서 "몸을 의지할 곳이라고는 엉성한 천막 밖에 없다"며 탄식했다.

▽피해가 큰 이유=지진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의 진앙지가 인구밀집지역에 가까웠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진앙지가 발리와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 인구 40여만명의 욕야카르타에서 불과 25㎞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지역 가옥이 대부분 오래된 까닭에 지진에 견디도록 지어진 것이 아니란 것도 피해를 키웠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무너진 집이나 빌딩 더미에 깔려 변을 당했다.

또 주민들이 대부분 자고 있는 새벽 시간에 지진이 일어난 것도 대참사로 이어진 한 이유였다.

이번 지진에도 세계 최대 불교 유적중 하나인 보로부두르 사원은 가까스로 화를 면할 수 있었으나 동남아 최대 힌두교 유적지인 프람바난 사원은 약간 피해를 입었다고 외신들이 28일 보도했다.

욕야카르타에 있는 250kw 용량의 카르티니 연구용 원자로는 안전한 상태라고 인도네시아 국가원자력청이 밝혔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욕야카르타를 방문해 이재민 천막에서 밤을 보내고 신속한 인명구조와 부상자 치료에 전념해달라고 지시했다.

▽교민 인명피해 없어=자카르타의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함정한 영사는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현지 유학생 1명이 허리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 말고는 관광객과 현지 교민 150명 가운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함 영사는 이어 "하지만 욕야카르타에서 목재가공, 골프장갑 공장 등 사업체를 운영하는 교민들의 상당수가 지진으로 사업장이 붕괴되는 등 물적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애도와 지원 약속 잇따라=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교황 베네딕토 16세 등은 깊은 애도를 표시하며 구호활동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또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와 국제단체의 지원 발표가 이어졌다.

미국 250만 달러, 유럽연합 380만 달러의 지원 방침이 발표됐다. 또 중국은 200만 달러와 구호팀을, 호주는 230만 달러, 스위스는 10만 달러의 지원을 각각 약속했다.

지난해 리히터 규모 7.6의 강진으로 8만여명이 숨졌던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도 위로 전문을 보내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제2의 대재앙 우려=화산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의 영향으로 피해 지역에서 불과 30㎞ 떨어진 메라피 화산이 폭발해 제2의 대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메라피 화산이 15일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산 아래 4㎞ 지점까지 화산재를 날리자 폭발을 우려해 주민 2만2000명을 안전지대로 피신시킨 바 있다.

이 화산은 500여개 인도네시아 화산 가운데 가장 강력한 활화산으로 1930년 폭발해 1370명의 목숨을 앗아간 바 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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