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셴코 “총리 준다면 연정 수락”

  • 입력 2006년 4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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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총선 때 서로 갈라섰다가 모두 참패했던 우크라이나 ‘오렌지혁명’ 주역들이 다시 뭉칠 수 있을까.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우리 우크라이나당’은 6일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가 이끄는 ‘티모셴코 블록’에 연정을 제의했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즉각 재결합 조건으로 총리직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여당 내에 그의 총리직 복귀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아 유셴코 대통령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유셴코 대통령과 티모셴코 전 총리는 2004년 오렌지혁명을 통해 집권한 후 대통령과 총리직을 나눠 가졌다. 당시 두 사람은 ‘연인보다 더 가까운 사이’란 평을 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유셴코 대통령이 티모셴코 총리를 전격 해임하면서 결별해 양측이 독자적으로 참가한 총선 결과는 모두 참담했다.

우리 우크라이나당은 3위를 차지해 총 450석 의석 중 겨우 81석을 얻었고 2위를 차지한 티모셴코 블록은 129석을 차지했다. 반면 오렌지혁명 때 두 사람에게 내몰렸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이끄는 ‘지역당’은 186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총선 패배의 충격에 싸인 유셴코 대통령은 한때 옛 정적인 야누코비치 전 총리와 손을 잡는 ‘대연정’을 구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옛 동지인 티모셴코 전 총리와 다시 손을 잡기로 한 것이다. 티모셴코 블록에다 33석의 사회당을 끌어들이면 과반 의석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유셴코 대통령의 계산이다. ‘오렌지팀’의 부활 여부는 총리직을 둘러싼 정치적 줄다리기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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