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진짜 天安門에 가자꾸나”

  • 입력 2006년 4월 4일 03시 06분


코멘트
‘중국판 마지막 잎새’의 주인공 주신웨 양이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1차 수술을 받은 뒤 미소를 띠고 있다. 사진 제공 청스만보
‘중국판 마지막 잎새’의 주인공 주신웨 양이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1차 수술을 받은 뒤 미소를 띠고 있다. 사진 제공 청스만보
“4월 21일이 신웨(欣月) 생일입니다. 그 전에 병이 나아서 톈안먼(天安門) 광장의 진짜 국기 게양식을 딸에게 보여 주었으면 좋겠어요.”

뇌종양으로 죽음을 앞둔 딸(8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 시민 2000여 명과 함께 톈안먼의 국기 게양식을 연출한 사연으로 중국인에게 감동을 주었던 주더춘(朱德春) 씨.

주 씨는 지난달 31일 베이징(北京)에서 1차 수술을 받고 상태가 다소 호전된 딸의 손을 잡고 이같이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2일 전했다.

주 씨 부녀의 사연이 보도된 뒤 베이징 싼보푸싱(三博復興) 뇌과병원은 신웨 양을 살리기로 하고 지난달 29일 소아신경외과 전문의 스샹언(石祥恩) 박사를 창춘으로 보냈다.

진단 결과 “위험은 따르지만 수술을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신웨 양은 지난달 31일 기차 편으로 베이징으로 옮겨졌다. 병원 측은 곧바로 신웨 양 뇌의 물을 빼내 뇌압을 줄이는 1차 수술을 실시했다.

수술 직전 30kg의 몸무게가 20kg으로 줄었을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던 신웨 양은 수술 후 의식을 회복하고 물과 초콜릿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병원 측은 신웨 양의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뇌종양을 제거하는 2차 수술을 할 예정이다. 수술비용 등은 모두 병원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한편 톈안먼 광장 국기게양단 36명은 수술 직전 창춘 푸지(普濟)병원을 찾아 자신들의 이름을 사인한 장갑을 선물했다. 또 신웨 양이 다니던 루자(盧家)초등학교 학생들은 수술 전 999개의 종이학을 접어 신웨 양의 병실을 찾아 완쾌를 기원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