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우드’ 뜬다…세금 혜택으로 영화-드라마 촬영 유치

  • 입력 2006년 3월 16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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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종영됐지만 미국 NBC의 인기 시트콤이었던 ‘사인펠드(Seinfeld)’의 배경은 뉴욕이다. 하지만 촬영은 대부분 로스앤젤레스나 캐나다 밴쿠버에서 이뤄졌다. 물가가 비싸 뉴욕은 제작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었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로스앤젤레스의 ‘뉴욕 거리 세트장’에서 촬영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러나 최근 뉴욕 시와 뉴욕 주(州)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영화사와 TV 프로그램 제작회사에 세제 혜택을 주자 뉴욕 현지 촬영이 급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제작비의 15%에 대한 세금공제 혜택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원제도가 도입된 것은 2004년. 그러자 ‘소프라노’ ‘법과 질서’ 등 인기 TV 프로그램이 뉴욕에서 속속 촬영되기 시작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새 영화 ‘더 디파티드’는 보스턴이 배경인데도 대부분의 촬영이 뉴욕에서 이뤄졌다.

‘제2의 할리우드’로 뉴욕이 각광받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뉴욕 시와 뉴욕 주가 상정했던 세금공제 관련 예산 운용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가 되자 일각에서는 세금공제 혜택 폭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세제 혜택으로 지난해에만 일자리가 1만 개 만들어지는 등 뉴욕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혜택을 줄이면 안 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현재 뉴욕에서 영화 및 TV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은 10만 명. 이들이 매년 뉴욕 경제에 기여하는 규모는 50억 달러로 추산된다.

뉴욕의 성공 사례가 전해지면서 할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 시가 긴장하고 있다.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캘리포니아 주도 뉴욕 주와 같은 지원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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