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영웅’ 하인스 워드 내달 2일 방한

  • 입력 2006년 3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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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단둘이 오붓하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한국계 미식축구 영웅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어머니 김영희(59) 씨와 함께 4월 2일부터 1주일 동안 한국을 방문한다. 워드의 부인과 아들(2)은 이번에 동행하지 않는다.

워드는 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시내의 스틸러스 구단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매우 흥분되고 기다려진다”면서 한국 방문 계획과 소회를 밝혔다. 그의 방한은 한 살 때인 1977년 미국에 온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이번 방한이 “어머니의 과거를 둘러보고 나 자신의 한국 뿌리에 대해 배우는 어머니와 나만의 개인적인 여행”이란 점을 강조하며 “우리의 사생활을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한국 혈통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그는 “한국 사람들이 (혼혈인들을) 피부색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바라보게 바꾸는 데 내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그는 “어머니가 (한국에서) 어떤 세월을 보냈는지 그 모든 조각을 맞춰 보고, 어머니와 마주 앉아 한국 맥주를 마시며 마음을 풀어 놓고 그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며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드러냈다.

한국에 사촌형제와 이모도 있다는 워드는 “그들은 영어를 거의 못하고 나는 어릴 때 한국인이란 것이 부끄러워 한국말을 배우지 않은 게 안타깝다”며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걱정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혼혈인 지원 활동 계획과 관련해 “혼혈인들이 나쁜 대우를 받는다니 슬픈 일이다. 그런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면서 시간을 내 혼혈인들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워드는 자신이 태어난 병원도 가 보고 싶다면서 “한국에 다녀온 뒤 한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매니저와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최우수선수(MVP)가 된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언론의 취재, 여행, 토크쇼 등. 모두 나를 만나고 싶어 하고 초청했다. 지금 이 상태를 세상 어느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나는 MVP가 되겠다며 경기에 나간 게 아니라 그저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는 재미 한국인 운동선수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묻자 “나는 늘 ‘너는 못할 것이다. 프로가 되지 못할 것이다. 키가 안 될 것이다. 너는 이게 안 되고 저게 안 된다’는 말을 들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 모든 것을 극복한 완벽한 사례이다. 나는 그 말들을 동기 부여의 기회로 활용해 이 자리까지 왔다”면서 “그저 열심히 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워드는 “나중에 다시 한국에 가서 오래 머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한 차례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지만 이번에는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워드는 서울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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