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튼… 워드… 유명해진 피츠버그…IT-BT중심 재편

  • 입력 2006년 2월 12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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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개월 동안 한국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한 외국 도시를 꼽으라면 아마 미국 피츠버그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경제와 문화의 뉴욕, 정치와 외교의 워싱턴도 많은 뉴스를 쏟아냈지만, 황우석(黃禹錫) 박사의 연구파트너였던 제럴드 섀튼 박사(피츠버그 의대)와 2006 슈퍼볼 MVP인 한국계 하인스 워드(피츠버그 스틸러스) 선수를 따라갈 수는 없었다.

7일 온 도시를 뒤흔든 스틸러스 카퍼레이드가 펼쳐지면서 상징색인 노란 손수건이 도심을 뒤엎었지만, 펜실베니아 주 서부의 중심지인 이 도시의 첫 인상은 어둡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1990년대 최장기 호황을 맞아 미국의 주요도시가 앞 다퉈 새 고층건물로 단장했지만, 피츠버그는 좀 예외였다. 미국 제조업의 위기로 기반이 무너진 이른바 '러스트 벨트(Rust Belt·녹슨 도시지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피츠버그는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의 대장간'이란 별명을 얻었던 철의 도시였다. 워드가 속한 풋볼 팀 이름도 스틸러스(Steelers·철인들)일 정도. 그러나 신일본제철(일본) POSCO(한국)가 등장하면서 도시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한때 30만 명을 고용했던 USX의 현지 직원은 5000명 선으로 떨어졌다. 현재 이 도시의 최대고용주는 피츠버그 대학이다.

그래도 주민의 대다수는 노동자층이다. 워드가 평소 "블루칼라를 위해 뛴다"고 말 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물론 도시 곳곳에는 JP 모건(USX 창업), 철강왕 카네기, 멜런 가문 등 1900년대 미국을 풍미한 부호들의 존재가 느껴진다.

변화는 토머스 머피 시장이 1994년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공무원 숫자를 21%(1000명) 줄였고, 40억 달러 교모의 신규투자를 유치했다. '스모그의 도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환경친화적 산업정책을 폈다. 그 결과 도시를 관통하던 3개의 강이 찌든 공해의 티를 벗고 매년 '전미 낚시 대회'가 열릴 정도가 됐다.

한때 이 도시는 랜드-맥닐리 사(社)가 지정한 미국 내 가장 살기좋은 도시 1위에 오른 적도 있다. 물론 '음식이 좋다, 공해가 없다…'는 등의 호감도 보다는 '최악의 조건은 없다'는 이유로 선정되긴 했지만. 그러나 2000년대 이후에는 인구감소에 따른 집값 하락, 교통체증 감소가 새로운 인구유입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2006년 이 도시는 정보통신(IT)과 바이오산업(BT)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 배후에는 카네기 멜론, 피츠버그 대학이라는 든든한 연구중심이 존재한다. 황우석박사가 피츠버그 의대와 손잡은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한국과의 인연도 간단치 않다. 이현재(李賢宰), 이수성(李壽成) 전 총리, 나웅배(羅雄培) 전경제부총리가 피츠버그 대학에서 교환교수 생활을 했고, 교육부총리를 지낸 이상주(李相周) 성신여대 총장은 박사학위과정을 했다. 미국의 물리학자 오펜하이머가 "아인슈타인보다 뛰어났다"고 극찬한 이휘소(李輝昭·1977년 작고) 박사도 이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피츠버그는 이런 도시

인구 : 125만명(1900년)→268만명(1960년). 1960년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 2001년 234만명. 미국 전체의 21위. 백인 68%, 흑인 27%, 아시아계 2.7%.

1인당 소득 : 1만8816 달러(2000년)

산업 : 철강 금속 등 중공업에서 정보통신(IT) 바이오산업(BT)으로 구조조정 중.

대학 : 피츠버그, 카네기 멜런

배경영화 : 디어헌터(78년) 양들의 침묵(91년) 스트라이킹 디스턴스(93년)

본사를 둔 대기업 : 포천 500대 기업 가운데 9개. 하인즈(케찹) PNC뱅크 알코아(세계 최대의 알루미늄 기업) USX(철강) 멜론 뱅크 등.

프로구단 : 스틸러스(미식축구) 파이어러츠(야구) 펭귄스(아이스하키) 등.

애틀랜타=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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