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꼼수人事’ 재미붙였나

  • 입력 2006년 1월 6일 03시 04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상원의 반대로 인준이 어려워진 행정부 고위관리들을 잇달아 ‘휴회 중 임명(recess appointment)’했다고 AFP통신이 4일 보도했다.

휴회 중 임명은 대통령이 상원 인준을 피하기 위해 의회가 휴회 중인 틈을 타서 고위관리를 임명하는 것으로, 이 경우에는 새 의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미국의 새 의회는 2007년 1월에 구성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적임자 여부 논란으로 상원 반대에 부닥친 존 볼턴 유엔대사를 휴회 중 임명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은 4일 고든 잉글랜드 해군장관을 국방부 서열 2위인 부장관으로 임명했다. 잉글랜드 해군장관은 지난해 5월 세계은행 총재로 자리를 옮긴 폴 울포위츠 부장관 후임으로 지명됐으나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해 직무대행으로 일해 왔다.

부시 대통령은 또 국방부 공보담당 차관보 겸 대변인으로 도런스 스미스 전 ABC뉴스 프로듀서를 임명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주요 방송사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글을 신문에 기고했다가 거센 논란을 샀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앨런 소어브레이 전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대사를 국무부 인구·난민·이민담당 차관보로, 줄리 마이어스 변호사를 국토안보부 이민·세관담당 차관보로 임명했다.

소어브레이 전 대사는 낙태 반대 주장으로 민주당과 여성단체의 반발을 샀고, 리처드 마이어스 전 합참의장의 조카인 마이어스 변호사에 대해선 보수우파마저 ‘정실인사’라고 비난해 왔다.

이 밖에 부시 대통령은 미국철도여객수송공사 이사회에 플로이드 홀 전 K마트 회장과 엔리크 소사 전 BP아모코화학회사 사장을 이사로 재임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2004년에도 ‘휴회 중 임명’ 됐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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