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상하이 日영사관 직원 中기관원에 협박당해”

  • 입력 2005년 12월 30일 03시 06분


코멘트
중국 상하이(上海) 주재 일본 총영사관 직원이 지난해 5월 현지에서 자살하기 직전까지 중국 기관원에게서 협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자살한 직원은 현지 총영사관과 일본 외무성 사이를 오가는 암호의 조합과 해석을 담당하는 전신관.

요미우리신문은 “중국 기관원이 이 직원의 약점을 잡아 중국과 일본이 분쟁 중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釣魚 섬) 등에 관한 기밀을 요구했다”며 자살 배경을 소개했다.

자살한 전신관은 지난해 초 알고 지내던 중국인 여성에게서 중국 기관원을 소개받았다. 자신을 공안이라고 밝힌 이 기관원은 그에게 “당신이 알고 지내는 중국인 여성이 위법 행위를 하고 있으며 처벌받을 수 있다. 당신도 공범으로 처벌받거나 강제 송환될 수 있다”며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중국 기관원이 요구한 것은 센카쿠 열도에 관한 일본 정부의 대처 방침을 비롯해 총영사관 직원의 이름과 출신 부처, 기밀문서를 운반하는 항공편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한 전신관은 총영사 앞으로 남긴 유서에서 총영사관 직원의 이름은 건네주었지만 나머지는 함구했다고 적었다.

일본 외무성의 가토리 요시노리(鹿取克章) 외무보도관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측 공안당국 관계자에 의해 (외교관의 법적 지위에 관한) 빈 조약상의 의무에 반하는 유감스러운 행위가 있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유감스러운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중국 측은 영사직원의 신체, 자유, 존엄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하는 빈 조약을 위반했다”고 지적해 사실상 ‘협박 행위’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일본 매체의 보도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