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테러혐의자 도청 의혹

  • 입력 2005년 12월 2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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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국가에서도 테러 혐의자를 도청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7월 21일 미수로 끝난 영국 런던 테러 시도 후 달아났던 오스만 후세인은 같은 달 2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후세인의 휴대전화를 도청해 영국에서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로 간 사실을 알아냈다. UPI는 22일 경찰이 3국에 걸친 후세인의 전화를 도청하기 위해 법원의 영장을 받았는지는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후세인의 체포는 EU에서도 테러 혐의자 도청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드러낸 것. 프랑스에서는 올해 들어 12년간이나 끌어 온 재판 끝에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의 승인 아래 대(對)테러 특수부대가 대통령의 정적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일부 언론은 수년 전부터 EU 회원국 중 최소한 두 나라, 즉 영국과 프랑스는 법원의 영장 없이 전화 도청을 해 왔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미국이 운영하는 전 지구적 도청기구 에셜론(Echelon)의 회원국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고, 프랑스는 미국의 에셜론과 비슷한 프렌첼론(Frenchelon)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널리 퍼져 있다.

EU 회원국들은 런던 테러 이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제한하는 쪽으로 경찰권을 확대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7월 통신회사가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으로부터 여권 사진을 제출받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프랑스는 지난달 전화 및 인터넷 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확대하고 공공장소의 비디오카메라 설치를 확대하는 법도 통과시켰다.

유럽의회는 이달 초 통신회사가 대테러 수사 목적으로 고객의 통화 및 인터넷 기록을 2년간 보유하도록 하는 규정을 승인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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