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비아그라…발기부전치료제 예상밖 부진

  • 입력 2005년 12월 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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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꿈의 신약(新藥)’으로 기대를 모았던 비아그라가 최근 들어 판매가 감소하는 등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비아그라가 판매 1년 만인 1999년 전 세계 매출 1억 달러에 이르자 당시 일부 애널리스트는 비아그라 매출이 2000년에는 26억 달러, 2004년에는 4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 3대 발기부전 치료제의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은 모두 합쳐 25억 달러에 그쳤다. 더욱이 올해 들어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신규 처방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그러나 치료 효과가 70%에 이르고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판매가 부진한 것은 많은 발기부전 남성이 사실상 약을 찾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비아그라 개발업체인 화이자에 따르면 40대 이상 남성 중 경미하거나 간헐적인 발기부전 증세를 보이는 비율이 절반 이상에 이르지만 이들 중에서 15%만이 처방을 받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가장 큰 고객군인 60대 초반 남성들의 치료제 사용이 소량인 점도 매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은 젊은 층처럼 자주 성관계를 하는 게 아니라 남성성을 확인하기 위해 한 달에 몇 차례 정도만 약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발기부전 증세를 보이는 60대 이상 남성의 상당수가 이미 ‘성관계 없는 부부관계’에 익숙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 발기부전 치료제를 아예 찾지 않는 것도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성장하지 않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소위 ‘즐거운 섹스’를 위한 젊은 층의 소비도 정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맨해튼의 섹스의학 전문가인 마이클 페럴먼 박사는 “자동차 연료통을 가득 채우든, 혹은 반만 채우든 당신의 차는 똑같이 움직인다”면서 “즐거운 섹스를 위한 용도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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