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미지는 왜 자꾸 추락하는가” 하원서 개선방안 청문회

  • 입력 2005년 11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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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는 바깥 세계에 비친 미국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청문회를 열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미국 홍보’라는 과제를 안고 올여름 취임한 캐런 휴스 국무부 홍보담당 차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오전 10시 반에 시작한 청문회는 휴식 없이 꼬박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의원들은 내내 냉전시절의 ‘인심 좋고 부강한 나라’라는 미국의 옛 이미지가 사라져 버린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휴스 차관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국가를 방문해 “이슬람 문화를 존중한다”는 미국의 ‘진심’을 전했고, “미국이 오만하다”는 불만을 경청했다고 증언했다.

휴스 차관은 “오늘로 취임 87일째”라며 “2차례 출장을 통해 팔레스타인 중동평화안을 위해 팔레스타인과 손잡고 일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편향’이라는 아랍권의 비판을 받아 온 미국의 고위 관리가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

그는 국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대응(Engage), 교류(Exchange), 교육(Educate), 권한 부여(Empower) 등 ‘4E’ 전술을 추구해 왔다고 소개했다.

의원들은 대체로 미국의 이미지 실추의 최대 요인을 이라크전쟁에서 찾았다. 휴스 차관은 “잘못된 정보를 믿은 채 전쟁을 시작했지만, 미국이 이라크에서 진행하는 국가재건 작업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고 자평했다.

의원들은 “중동지역에 미국식 학교를 더 설립하고, 총명한 저소득층 아랍청소년에게 아메리칸 드림의 기회를 주자”거나 “이슬람 유학생을 더 받아들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휴스 차관은 영어와 미국 교육의 혜택을 이슬람 청소년에게 제공한다는 구상에 동의했다. 그는 “미국에서 교육받은 이슬람 저소득층 청소년이 미래의 이슬람 지도자로 성장할지 누가 아느냐”고 말했다.

그는 “외교관에게 더 많이 인터뷰하고, 대중 강연에 나서며, 잘못된 보도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을 세웠다”면서 “창의적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무부의 올해 홍보 예산이 6억7000만 달러(약 6700억 원)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휴스 차관은 청문회 내내 흐트러짐 없이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증언했다. 그러나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것 외에 뾰족한 해법은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짐 리치(공화) 하원의원은 “작동하지 않는 대외정책의 맹점을 감출 수 있는 홍보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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