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수 집행위원장 “세계화 안하면 EU 미래없어”

  • 입력 2005년 10월 25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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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피해 숨을 곳이 없다. 유럽연합(EU)은 세계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사진) EU 집행위원장이 세계화에 반대하는 일부 유럽 국가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 24일자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에서 그는 유럽의 보호주의 경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세계화 수용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디그비 존스 영국경제인연합회(CBI) 사무총장도 이날 “EU가 세계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정책과 사고에서 ‘전면 수술’을 감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U 내부에서 ‘세계화’에 대한 논의가 새삼 불거지고 있다. 시점으로 보면 27일 영국에서 열리는 비공식 EU 정상회의를 앞둔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짙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EU 순번 의장 자격으로 25개국 정상을 모아 유럽 경제의 현주소와 지향점을 놓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더 근본적인 의도도 엿보인다. EU 내에서 프랑스의 영향력이 약해진 틈을 타 유럽의 보호주의 경제 전통을 약화시키고 EU를 좀 더 신자유주의적인 경제로 전환시키겠다는 의도다.

▽세계화는 선택 아닌 필수=바로수 위원장은 “만약 우리가 자식들에게 ‘스스로를 보호하라. 세계화를 피해 탁자 밑에 숨어라. 세계화에 저항하라’고 가르친다면 우리는 끝장이다”고 역설했다. 영국식 경제 모델을 선호하는 그는 이번 회담에서 각국 정상에게 유럽 경제의 현주소를 직시하라고 강조할 예정이다.

그는 유럽이 세계화에 적합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원과 앞선 문화가 있고, 정보와 지적 능력이 충분하므로 세계화에 잘 맞설 수 있다는 것.

존스 CBI 총장은 “구유럽의 이데올로기는 수억 명을 저성장으로 몰아넣고 있는 반면 미국은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고 중국과 인도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블레어 총리는 EU 정상들을 강하게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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