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리드大 “교육의 질은 학교등급順 아니다”

  • 입력 2005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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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프린스턴리뷰, 비즈니스위크….’

매년 미국에서 대학 순위를 발표하는 곳이다. 이처럼 대학 순위 매기기가 일상화된 미국에서 “대학 순위 매기기가 교육을 왜곡한다”며 10년째 자료 제출을 거부한 뒤 오히려 성장한 대학의 성공 스토리가 화제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있는 교양 중심 대학인 리드대의 콜린 다이버 총장은 월간 애틀랜틱 11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10년 전 리드대가 대학 순위 자료 제출을 거부했을 때 ‘자살 행위’라고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지만 오히려 그동안 리드대는 더 좋아졌다”고 밝혔다.

리드대는 10년 새 지원자가 27% 늘었다. 입학생들의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평균 성적이 아이비리그 수준인 1400점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모든 학부의 학생이 졸업 논문을 쓰도록 의무화하는 등 학업을 강조하면서 졸업생 중 박사 학위를 따는 비율이 미국 전체 대학 중 3위 안에 들어갈 정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유력 인사들을 많이 배출한 로드 장학생 선발에서도 전체 교양 중심 대학 중 2위를 차지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때문에 리드대는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대학’으로 미국 내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전체 정원이 1300명가량으로 소규모인 리드대가 대학 순위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은 숫자가 무엇보다 중요한 판단 기준인 대학 순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다른 중요한 것은 놓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예를 들어 졸업생 비율을 높이기 위해 학점을 후하게 줄 수밖에 없고 강의진 중 박사 학위자 비율을 높이기 위해 아직 박사 학위는 없지만 유능한 젊은 강사를 채용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는 것.

다이버 총장은 또 펜실베이니아대 법대 학장 시절의 경험을 근거로 대학 순위 산정 기준을 강하게 비판했다. 평가 항목 중 하나인 다른 대학 평가는 한 사람이 수백 개의 대학을 평가하게 돼 있는데 이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것.

또 대학이 자발적으로 제출하는 자료도 제대로 검증받기 어려워 과장이나 자료 왜곡의 가능성이 많다고 다이버 총장은 지적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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