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가 첩보위성보다 낫다” 美 기술보다 인간정보 중시

  • 입력 2005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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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첨단 테크놀로지에 치중해 온 미국 정보기관이 첩보원들의 스파이 활동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나아가 지난해 말 미 국가정보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한 정보개혁법 통과 이래 국가정보국장에게 스파이 활동 지휘권까지 주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미 정보기관에 ‘제2의 개혁 태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첩보원 활동 대폭 강화=포터 고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달 말 취임 1주년을 맞아 CIA 직원들에게 “워싱턴에서 벗어나 지구 전역으로 요원들을 보낼 방안을 찾고 있다”며 첩보원들의 해외 스파이 활동을 대폭 강화할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첩보요원 증원은 최근 새로운 첩보위성 프로그램의 전면 재검토 움직임과 맞물려 미 첩보활동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미 정보기관이 의존해 온 영상정보(IMINT·첩보위성이나 정찰기가 찍어 온 사진을 분석)나 신호정보(SIGINT·도청 및 감청으로 얻은 무선신호를 분석) 등 테크놀로지 정보에서 스파이 활동 중심의 인간정보(HUMINT) 쪽으로 무게를 옮겨가는 것이기 때문.

존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은 최근 ‘미래영상체계(Future Imagery Architecture)’로 불리는 차세대 첩보위성 계획(15억 달러)의 일부 주요 사업을 취소하도록 지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스파이 활동 지휘권을 국가정보국장에게로?=미 상원 정보특별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최근 첩보원 지휘를 총괄하는 권한을 CIA로부터 국가정보국장에게 넘기도록 권고하는 보고서를 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일 전했다.

이는 9·11테러를 사전에 막지 못한 ‘정보 실패’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정보 과장’으로 CIA가 무능력을 드러냈다는 평가에 따른 것. 공화당 의원들은 국가정보국장에게 CIA는 물론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들을 통틀어 HUMINT 활동을 총괄 관리하고 지휘하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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