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건비 싼 인도변호사 쓰자”…아웃소싱 업무 싹쓸이

  • 입력 2005년 9월 3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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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보기술(IT) 회사인 로움웨어사는 최근 200건에 이르는 계약서를 검토하는 업무를 인도 변호사에게 맡겼다. 미국에서는 최소 6만 달러(약 6000만 원)가 들어가는 변호사 비용이 5000달러(500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각종 아웃소싱 업무를 싹쓸이하고 있는 인도가 최근엔 변호사 업무까지 대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 보도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외국에서 대행한 미국 변호사 일자리는 약 1만2000명분. 2009년에는 2만9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아웃소싱의 대부분이 인도로 가고 있다.

이처럼 인도가 변호사 아웃소싱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의 법체계가 영국이나 미국과 유사하기 때문. 또 매년 법대 졸업생이 미국의 5배인 20만 명에 이를 만큼 변호사 공급도 활발하다.

변호사 직종이 인도에서는 엔지니어나 의사 등 다른 직종에 비해 ‘잘나가는 직업’이 아니어서 적은 보수만 주고도 인력 확보가 쉬운 점도 미국이나 영국 회사가 인도 변호사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 같은 사회적 위상 때문에 인도 변호사들은 좁은 사무실을 함께 사용해도 불평하지 않는다. 이것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더욱 유리하게 작용한다.

통상 인도 변호사들은 미국 로펌에 비해 10분의 1 가격으로 일을 처리한다. 이 같은 보수조차 인도 기준보다 높기 때문에 유능한 인도 변호사들이 아웃소싱 업무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로펌도 인도에 속속 지사를 설립하고 있고 아웃소싱 변호사 업무도 복잡한 사건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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