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받는데 인색한 미국

  • 입력 2005년 9월 8일 17시 11분


'지원 받아본 일이 없어서….'

외국 지원에는 익숙하지만 정작 지원을 받아본 경험이 별로 없는 미국이 카트리나 참사에 대한 세계 각국의 구호 제안에 쩔쩔 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7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 집계에 따르면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구호를 제안한 국가는 7일 현재 95개국에 지원액수는 1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이날까지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보낸 비행기 11대만이 미국에 도착했을 뿐이다.

미 국무부가 지원을 수락한 국가는 이들 3개 국 외에 한국과 인도, 일본, 독일 4개국이 더 있지만 나머지 국가들에 대해서는 지원수락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4개국도 구체적 지원 대상과 방법을 전달받지 못해 미국의 통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

도움을 주겠다고 해도 반응이 없는 미국의 태도에 대해 일부 국가들의 심기가 불편해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또 지원제의를 했다가 오히려 무안을 당한 국가들도 생겨나고 있다는 것.

4억 달러의 원유지원을 제의한 쿠웨이트는 "원유가 아니라 휘발유가 필요하다"는 대답을 들었고, 1500명의 의사 파견을 제안한 쿠바는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미국을 지원하기보다는 자기 국민에게 자유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부시, 오프라에게 배우시오"

"부시 대통령, 윈프리에게 '마음'을 배우시오."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현장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보인 자세에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이 일침을 놓았다. 이 신문은 7일자에 실린 '대통령, 윈프리에게 전화하시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피해자들의 아픔에 직접 동참한 유명 TV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와 '겉핥기 방문'에 그친 부시 대통령을 조목조목 비교했다.

기사는 "윈프리가 뉴올리언스 시장과 경찰국장을 찾아가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상세히 들었고 이재민들을 포옹했으며, 무장 군인의 저지를 뚫고 슈퍼돔에 들어가 산처럼 쌓인 쓰레기와 잔해들을 여과 없이 보여준 뒤 피해 지역을 돌아보며 일일이 구호품을 나누어주었다"고 전했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뉴올리언스 공항에서 발길을 돌려버렸다는 것.

기사는 "윈프리를 본 사람들이 눈물을 쏟은 것은 공짜 구호품이 아니라 그가 보여준 '마음'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1976년부터 '오프라 윈프리 쇼'를 진행하고 있는 윈프리는 카트리나 이재민들을 위해 100만 달러 (약 10억 원)를 기부했다. 그의 재해구호 현장은 6, 7일 방영된 쇼에서 소개됐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