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민주주의 감시기구 만들자”

  • 입력 2005년 6월 8일 0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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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6일 미주기구(OAS) 총회에서 민주주의를 감시할 기구의 창설을 제안하면서 ‘뒷마당’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등 좌파 정부들이 강하게 반발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부시 대통령은 “민주제도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을 평가하고 위기를 예측하기 위한 상설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 “언젠가 자유의 물결이 쿠바 해안까지 밀려들 것”이라며 ‘무관심으로부터의 탈피(non-indifference)’ 원칙을 천명했다. 탈미(脫美) 경향을 보이는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사실상의 ‘간섭’으로 해석된다.

중남미 회원국 대표들은 내정간섭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민주주의는 전적으로 개별 회원국 국민에게 달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11개 회원국 대표들은 미국의 제안을 저지하기 위한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미국 일간 마이애미 헤럴드의 안드레스 오펜하이머 칼럼니스트는 6일 “미국의 제안은 훌륭한 생각이기는 하지만 좋은 전략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그간 중남미와 유대관계를 강화해 오던 유럽연합(EU)이 EU 헌법 부결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을 기회로 삼아 ‘결국 가장 좋은 파트너는 미국’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도록 경제적, 문화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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