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뇌 만든다…IBM, 3차원 모델개발 프로젝트 착수

  • 입력 2005년 6월 8일 03시 28분


21세기에도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뇌의 신비를 풀기 위한 야심 찬 탐험이 시작됐다. IBM이 스위스 로잔공대(EPFL) 두뇌정신연구소와 함께 세계 최초로 정밀한 컴퓨터 뇌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고 6일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이 전했다.

‘블루 브레인(Blue Brain)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연구의 당면 목표는 대뇌 신피질에 대한 상세한 컴퓨터 모델을 만드는 것. 뇌의 85%가량을 차지하는 신피질은 언어, 기억, 분석, 판단 등을 담당하는, 인간 뇌 중 가장 복잡한 부분으로 인간의 창조활동의 원천이다.

연구책임자인 헨리 마크램 로잔공대 교수는 “IBM의 슈퍼컴퓨터 ‘블루진’을 이용해 2, 3년 안에 3차원 신피질 모델을 완성하는 것이 1차 과제”라고 밝혔다. 이를 기초로 감정을 담당하는 구피질, 원초적 본능을 담당하는 뇌간 등 뇌의 다른 부분으로 모델링 작업을 확대해 10년 안에 인간 두뇌 전체에 대한 컴퓨터 뇌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자폐증, 정신분열, 우울증, 파킨슨병 등 뇌와 관련된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두뇌의 작동 과정을 완벽히 재현해 컴퓨터로 모의실험을 함으로써 두뇌의 회로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한편 연구진이 현재 사용하는 슈퍼컴퓨터는 1초에 22조8000억 회의 연산을 할 수 있는 IBM의 ‘블루진-L’이지만 앞으로 1초에 1000조 회의 연산을 할 수 있는 ‘블루진-P’가 개발되면 연구의 완성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