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투기세력 한국시장 노리나

  • 입력 2005년 3월 11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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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환(換) 투기세력이 정말 한국시장을 노리고 있을까.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상승)하자 헤지펀드가 한국과 대만의 외환시장을 공격하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자산운용회사인 모건스탠리의 앤디 시에 아시아태평양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1조20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헤지펀드 업계가 한국과 대만 외환시장을 노리고 있다"며 "두 나라 중앙은행이 대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이영균(李英均) 부총재보는 당시에는 "이렇다 할 징후가 없다"고 일축했지만 11일에는 "역외(域外) 시장에서 달러화 '팔자' 세력이 많은 것 같다"며 한 발 물러섰다.

역외시장이란 선물환 차액거래가 이뤄지는 홍콩 싱가포르 등지의 외환시장을 말한다.

이에 앞서 10일 박승(朴昇) 한은 총재도 헤지펀드 공격설에 대해 "외환시장은 한 동네"라며 "언제든지 투기꾼들이 몰려들 수 있다"고도 말했다.

한국 외환시장이 투기세력의 먹잇감으로 종종 거론되는 것은 외환시장의 거래규모가 하루 평균 40억 달러 안팎으로 작은 편이어서 시세를 유도하기 쉽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제로 환 투기세력을 꼭 집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역외시장의 경우 매매주체를 알아낼 수 없는데다 국내 거래도 실수요에 따른 거래인지, 투기성 거래인지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아 '심증'만 있을 뿐.

한 외환 딜러는 "어느 외환시장이나 실수요 거래는 전체의 3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투기세력에 지나치게 민감해할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당국의 지나친 개입으로 환율수준이 경제상황과 동떨어질수록 투기자금이 달려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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