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와 만난 정상들, 언행을 보면 속내가 보인다

  • 입력 2005년 2월 24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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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푸린 블레어
찌푸린 블레어
따뜻한 미소, 유화적인 발언들…. 화해의 제스처는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각국 정상들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뉴스위크 인터넷판(23일)은 이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순방기간 중 각국 정상들이 보인 언행을 통해 그들의 ‘속내’를 분석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미간을 찌푸리며 뭔가 불만이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마치 부시와 의도된 거리를 유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는 몇 개월 내 있을 수도 있는 영국 조기 총선과 무관치 않다고 뉴스위크는 해석했다. 영국 내 반미감정을 의식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블레어 총리는 종전까지 부시 대통령과 함께할 때마다 둘만의 ‘각별한 관계’를 강조라도 하려는 듯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 때문에 미국의 ‘푸들’이라는 조롱까지 들어 왔다.

딴전핀 시라크

23일 유럽 정상들의 기념사진 촬영장에서도 신경전이 펼쳐졌다. 사진 촬영 때 가장 늦게 나타나는 국가 지도자는 의례 그날의 주인공 또는 가장 중요한 인물로 인식되기 마련. 다른 국가 정상들이 서서 그의 출현을 기다리는 광경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그 ‘주인공’이 되기 위해 마치 ‘고양이와 쥐 게임’을 하듯 대단한 신경전을 펼쳤다. 결국 부시 대통령이 가장 늦게 입장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라크 대통령은 이내 부시 대통령을 머쓱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를 바로 옆에 두고 다른 유럽 정상과 잡담을 나누며 즐거워했고 부시 대통령은 혼자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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