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獨정상 “환경개선 협력”

  • 입력 2005년 2월 24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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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4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끝으로 동맹관계 복원을 다짐했던 유럽연합(EU) 국가 정상들과의 만남을 모두 마무리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23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독일 마인츠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지구촌 환경 개선을 위한 상호 협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유럽 언론들은 “미국과 유럽은 이미 서로의 관계가 끝났음에도 자식들을 위해 ‘우리 서로 친구가 될 수 없을까’라며 다시 한번 노력하는 이혼한 부부와 같다”고 비유하는 등 부시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양측의 화해 분위기 조성 측면에서 바라보기도 했다.

▽부시-푸틴, 핵 공조=외신들은 24일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밝힌 것처럼 러시아 핵시설에 대한 보안을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은 또 전 세계 연구용 원자로들에 보관 중인 고농축 우라늄이 핵무기 제조에 쓰이지 못하도록 이 우라늄의 수거와 핵 및 방사능 공격에 대한 긴급 공동 대응은 물론 대(對)테러전쟁 공조 및 경제 협력을 확대한다는 데도 의견을 함께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이란 핵개발 지원에 대한 중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에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대테러 공조 차원에서 이동식 미사일 확산을 억제하는 협약에 서명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과 슈뢰더 총리는 전날 발표한 공동 선언문에서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싸움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란 핵문제에 대해선 외교적 수단을 통해 우선적으로 해결한다는 데 동의했으며 시리아 군대의 레바논 철수도 촉구했다.

▽EU 순방으로 관계 회복될까=미국과 유럽의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울타리 고치기’로 표현했다. 이라크전쟁으로 높이 쳐진 양측 사이의 울타리를 손본다는 의미.

부시 대통령의 순방 기간 중 미국과 유럽은 민감한 이슈에서 한 걸음씩 물러나 화해 무드를 조성했다. 유럽은 부시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이라크 군대를 함께 훈련시키기로 약속했다. 시리아 군대의 레바논 철군 문제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양측 사이에는 여전히 이견과 앙금이 발견된다. 이라크전쟁에 반대했던 프랑스와 독일은 부시 대통령의 희망과 달리 이라크 군인을 훈련시키겠다고 하고 프랑스는 카타르, 독일은 아랍에미리트를 근거로 하겠다는 것.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선 부시 대통령이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며 군사력 동원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외교적 해결에 비중을 두고 있는 영국 프랑스 독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중국에 대한 무기 수출 재개 문제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더욱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부시 대통령은 유럽 국가 정상들과의 만남이나 기자회견에서 틈 날 때마다 무기 수출을 재개하려는 유럽의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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