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마초 흡연 고백 녹음테이프를 공개한 더그 위드 씨가 21일 ABC 방송에 출연해 테이프 얘기를 좀 더 이어나갔다. 위드 씨는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낸 인물로 부시 대통령의 친구.
그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부시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했고, 20일 뉴욕타임스에 녹음테이프 내용 중 일부를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녹음테이프에는 부시 대통령의 평소 생각과 인간적 면모를 알 수 있는 내용이 많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나 같으면 대마초를 피워봤느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을 거야. 왜냐고? 내가 했던 일을 아이들이 따라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지.”
“난 대통령이 되고 싶어. 난 앞장서고 싶어. 넌 네 아이가 ‘아빠, 부시 대통령도 대마초를 피워봤대. 나도 할 거야’라고 말하길 원하나?”
뿐만 아니다. 부시 대통령이 2000년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고, 정치적 라이벌이나 주변 사람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었는지 엿볼 수 있는 내용도 담겨 있다.
“난 보수주의자들에게 내 삶에 다섯 번의 전환점이 있었다고 말할 거야. 주님을 받아들인 것. 로라와 결혼한 것, 아이들을 낳은 것, 주지사로 출마한 것, 그리고 엄마 말을 잘 들은 것이야.”
“나는 동성애자들을 쫓아내지 않을 거야. 나도 죄인인데 어떻게 그들을 차별할 수 있겠어.”
이런 말도 했다.
“대선에서 앨 고어와 붙으면 어려울지도 몰라. 하지만 영감(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듀카키스와 겨룰 때 그랬는걸 뭐.”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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