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자 사설에서 “제작자 마이클 무어 감독은 아카데미 작품상을 노리고 ‘화씨 9/11’을 다큐멘터리 부문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하고 “이 영화가 (사실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아니라고 인정했다면 그나마 정직하다고 할 만하다”고 비꼬았다.
뉴욕포스트는 “무어 감독이 수상후보가 되기 위해 작년 12월 영화업계 관계자들을 가가호호 방문해 만나는 등 엄청난 로비를 벌였지만 그의 영화는 보이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무어 감독은 9일 ‘국민의 선택 상’ 시상식장에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수염과 야구모자 대신 말끔한 양복 차림으로 행사장에 나타나기도 했지만 이런 노력들이 모두 허사가 됐다고 이 신문은 꼬집었다. 워싱턴타임스는 할리우드에는 무어 감독과 비슷한 진보주의자들이 많지만 너무나 당파적으로 분열됐던 지난 선거에 대한 반성에서 ‘화씨 9/11’을 배제했고 멜 깁슨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풀이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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