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총리내정자 티모셴코 러시아 방문 못하는 이유는…

  • 입력 2005년 1월 27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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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시민혁명을 이끈 ‘오렌지 공주’ 율리야 티모셴코 총리 내정자(44·사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 집권의 1등 공신인 그는 다음 주 의회의 인준을 받아 정식 취임할 예정. 그러나 러시아와의 악연이 계속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우스티노프 러시아 검찰총장은 26일 “티모셴코 총리 내정자에 대한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티모셴코 총리 내정자가 러시아를 방문하면 체포할 것이냐”는 질문에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러시아 검찰은 2001년 “티모셴코 총리 내정자가 우크라이나 국영에너지기업 사장으로 재직하던 1996년 러시아군 장성들에게 800만 달러의 뇌물을 줬다”며 기소했다.

러시아 법원은 당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고 티모셴코 총리 내정자는 한때 국제형사기구(인터폴)의 수배자 명단에도 올랐다. 이 때문에 그는 러시아를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다.

티모셴코 총리 내정자가 대통령 선거에서 친 서방 성향의 유셴코 대통령을 적극 지원한 것도 러시아와의 구원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티모셴코 총리 내정자는 구여권의 선거 부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이끌어 내 정권 교체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지만 실제로는 개혁과는 거리가 먼, 부패하고 노회한 정치인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미모’를 무기로 거물 정치인들의 총애를 받으며 30대 여성 부총리를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수많은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다. 에너지 산업을 좌지우지하며 ‘가스 공주’라는 별명을 얻었고 탈세 혐의로 구속된 전력도 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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