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일본' 5억달러 선뜻

  • 입력 2005년 1월 2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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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남아시아 지진 및 해일 피해국들에 파격적인 지원 계획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통 큰 원조대국'임을 과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진 다발국'인 만큼 동병상련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대(對) 동남아 외교전에서 중국에 밀려 있는 상황을 일거에 만회하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뜻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1일 남아시아 지진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해당국 정부와 국제기구에 긴급자금 5억 달러를 무상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지진 발생 직후 발 빠르게 3000만 달러 및 쌀 2400톤 원조 계획을 발표해 국제 사회의 지원 움직임을 유도했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 정부는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책임에 걸맞게 가능한 한 도울 것"이라며 "자금, 인력, 기술 등 세 가지 면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복구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관계국들을 초청해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하는 정상회담에도 직접 참석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또 실종자 수색과 구조활동 명목으로 태국 푸껫 해역에 해상자위대 호위함 2척과 보급함 1척을 파견한 데 이어 항공기와 함정의 추가 파견도 검토하고 있다.

▽다급한 미국=일본이 5억 달러 제공을 약속하면서 1일(현지시간) 현재 유엔이 접수한 구호자금 규모가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유엔의 쓰나미 구호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얀 에겔란트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은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구호자금이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쓰나미 대참사에 따른 사망자 수가 1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며 "희생자의 3분의 1 이상이 어린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날 미국의 지원규모를 당초 약속한 3500만 달러의 10배인 3억5000만 달러로 증액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피해상황을 둘러보기 위해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와 함께 2일 태국 인도네시아 등지로 떠났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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