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재’ 빙하에 고스란히…日교토대 캐나다지역 조사

  • 입력 2004년 12월 20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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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 폭발과 핵무기 실험 때 나오는 방사성 물질인 일명 ‘죽음의 재’가 북극의 빙하에 축적되어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일 교토(京都)대 연구진이 1994년부터 10년간 북극과 가까운 캐나다 엘즈미어 지역의 빙하(북위 80도) 10곳을 깊이 14m까지 파고들어가 채취한 얼음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생성 연도별로 방사성 물질인 세슘 137(반감기 30년)의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얼음 m²당 세슘 137의 양은 일본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 원폭이 투하된 1945년부터 원폭실험이 잦았던 1980년도 사이에 형성된 얼음덩어리에서 총 495베크렐이 검출됐다. 1베크렐은 방사성 물질 내 원자핵이 1초 동안 평균 한 차례 붕괴하는 양.

1950년대 초까지 형성된 얼음덩어리에서 검출된 세슘 137의 양은 평균 0.5∼1베크렐에 불과했지만 미국이 1952년 수소폭탄 실험을 한 이후부터 급증했다. 특히 핵실험이 6회 실시된 1954년 얼음덩어리에서는 약 10베크렐이 검출됐다. 미국과 옛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실시한 1960년대 초에는 약 100베크렐까지 수치가 올랐다.

대기권 핵실험은 1980년대까지 총 510회가량 실시됐는데 연구진은 핵실험 결과 생긴 ‘죽음의 재’가 빙하에 축적된 것으로 분석했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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