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당벽화’ 그려진 日 사찰서 50년이상 앞선 벽화파편 발굴

  • 입력 2004년 12월 2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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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호류지에서 발견된 벽화 파편. -사진제공 아사히신문
일본 호류지에서 발견된 벽화 파편. -사진제공 아사히신문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렸다는 금당(金堂) 벽화가 있다가 소실된 일본 천년사찰 호류지(法隆寺)에서 사찰 창건 당시의 것으로 추정되는 벽화 파편 60점이 발굴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파편이 607년경 사찰을 창건한 쇼토쿠(聖德)태자가 꿈꾼 불교의 이상세계를 그린 벽화의 일부이며 그림을 그린 이는 백제 등 한반도에서 건너간 화공집단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본 나라(奈良)현 이카루카(斑鳩)정 교육위원회는 호류지 남문쪽 터에서 불에 타 색깔이 변한 60점의 벽화 파편을 발굴했다. 파편은 가장 큰 것이 세로 4cm, 가로 5cm의 크기로 붉은색 안료가 비교적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도 있으나 복원은 불가능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벽화는 사찰이 창건된 7세기 초에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며 제작 시기가 지금까지 일본 최고(最古)의 채색벽화로 알려진 금당벽화(700년 전후)보다 반세기 이상 앞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나라현의 또 다른 사찰 주구지(中宮寺)에 전해지는 그림인 ‘천수국만다라수장(天壽國曼茶羅繡帳)’과 이번에 발견된 벽화 파편의 그림 양식이 유사한 점에 주목해 당시 백제에서 건너온 화공집단이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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