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들 파편이 607년경 사찰을 창건한 쇼토쿠(聖德)태자가 꿈꾼 불교의 이상세계를 그린 벽화의 일부이며 그림을 그린 이는 백제 등 한반도에서 건너간 화공집단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본 나라(奈良)현 이카루카(斑鳩)정 교육위원회는 호류지 남문쪽 터에서 불에 타 색깔이 변한 60점의 벽화 파편을 발굴했다. 파편은 가장 큰 것이 세로 4cm, 가로 5cm의 크기로 붉은색 안료가 비교적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도 있으나 복원은 불가능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벽화는 사찰이 창건된 7세기 초에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며 제작 시기가 지금까지 일본 최고(最古)의 채색벽화로 알려진 금당벽화(700년 전후)보다 반세기 이상 앞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나라현의 또 다른 사찰 주구지(中宮寺)에 전해지는 그림인 ‘천수국만다라수장(天壽國曼茶羅繡帳)’과 이번에 발견된 벽화 파편의 그림 양식이 유사한 점에 주목해 당시 백제에서 건너온 화공집단이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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