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大 교수가 학생 레포트 표절?

  • 입력 2004년 11월 25일 16시 22분


코멘트
학생들이 논문이나 리포트를 표절하는 것을 한 치도 용서하지 않는 하버드 대학이 이번에는 법과대학 유명 교수들의 표절 사실이 드러나 '처벌수위'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하버드대에서는 학생들이 리포트를 표절한 것이 적발되면 해당 학기의 등록금이 몰수되고 전과목 강의가 취소되며 최소 2 학기 동안 정학을 당한다. 사실상 캠퍼스를 떠나야 하는 것.

뉴욕타임스가 24일 하버드대 교수들의 표절 사실이 드러나 학교측이 징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 대학 찰스 오글트리 교수는 최근 "380쪽의 회고록 중 잭 볼킨 예일대 법대 교수의 글 6개 단락이 실수로 들어갔다"고 시인했다. 또 로렌스 트라이브 교수는 연방대법원 판사선출에 대한 1985년도 저서에서 버지니아대 헨리 아브라함 교수의 글 중 19개 단어의 문장을 표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일반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각주 없이 책을 쓰다보니 실수했다"고 인정했다.

하버드대는 오글트리 교수를 징계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징계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트라이브 교수에 대해서는 심사가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학보 '하버드크림슨'은 "학생들에 적용되는 규율과 유명 교수들에 대한 것은 다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인지교육학 교수는 "학생들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며 (교수들과) 똑같은 변명을 늘어 놓는다"고 비꼬았다.

타임스는 "인터넷과 검색 엔진 발달로 표절도, 표절을 잡아내는 것도 동시에 쉬워졌다"며 "학문적 성실함에 대한 의문이 심각하게 제기되는 시점에서 이 사건이 터졌다"고 보도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