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네오콘, '한국 때리기' 속셈은

  • 입력 2004년 11월 24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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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강경한 외교정책을 주장해온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계기로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며 북한의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나서 그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경파의 움직임=네오콘의 산실로 불리는 미국기업연구소(AEI) 북한 전문가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이 선봉에 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9일 부시 2기 행정부 외교정책 세미나 발표를 시작으로 각종 기고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를 '달아난 동맹'이라며 비판해왔다.

그는 23일 새로 공개된 시사주간지 타임(아시아판) 기고문에서 한국 중국 북한이 모두 부시 대통령의 낙선을 원했고 청와대는 선거 결과가 분명해지자 국가안보회의까지 비상소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6자회담을 '익명의 알콜중독자 회담(A.A. meeting)'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타임 기고문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며 △국무부의 '정권교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압박 △중국에 대한 부담 증가 등을 주문했다.

또 네오콘 기관지로 통하는 위클리 스탠더드의 윌리엄 크리스톨 편집장은 22일 '북한의 정권교체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배포했다.

그는 북한 내부의 이상조짐에 대한 보도가 "북한의 스탈린식 권력 구조에 균열이 가고 있고 중대한 반체제 행동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부시 2기 임기 중 우선정책의 하나는 이 지독한 정권을 다루는 것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경파의 노림수=강경파가 국무부의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콜린 파월 장관의 사임 이후 거취가 주목되는 강경파 존 볼튼 국무부 차관 구하기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미 언론들은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의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로 볼튼 차관의 부장관 기용여부를 거론해왔다.

AEI 출신인 볼튼 차관은 PNAC 창립 멤버로 체니 부통령, 럼즈펠드 장관 등과 함께 대표적인 네오콘으로 분류된다.

강경파들은 부시 행정부의 6자회담 전략은 북한에 유화적인 한국 정부에 끌려다닌 실패작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보다 강경한 대북정책이 나오도록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대북 경제제재와 무기수출 저지를 명분으로 한 해상봉쇄까지 요구하고 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미 정부가 한국 정부를 달래는 대신 한국 국민 및 정치권과 연대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크리스톨 편집장이 1997년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과 함께 창립한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의 대표이고 에버스타트 연구원도 이들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만큼 이들의 배후에도 의혹이 일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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