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PLO자금 놓고 정면대립 양상

  • 입력 2004년 11월 8일 18시 47분


코멘트
생명이 위독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둘러싸고 부인 수하 알타윌 여사(사진)와 자치정부 지도부가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다.

아메드 쿠레이 자치정부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집행위원회 사무총장, 나빌 샤스 외무장관 등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8일 밤 아라파트 수반이 입원 중인 프랑스 군병원에 도착했다.

앞서 알타윌 여사는 이날 알 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파리에 오는 것은 남편을 생매장하고 권력을 빼앗으려는 음모 때문”이라고 맹비난했다.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알타윌 여사의 반발로 한때 프랑스 방문을 유보하기도 했다.

파리행을 강행한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의료진 및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과 아라파트 수반의 상태를 협의했다.

수피안 아부 자이다 자치정부 차관은 “아라파트 수반은 알타윌 여사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이 여성은 인티파다(민중봉기)가 진행되던 지난 3년간 남편을 만나지도 않았던 사람”이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외무장관은 7일 LCI TV와의 인터뷰에서 “아라파트 수반의 병세가 매우 복잡하고 심각하며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뇌사 여부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하진 않겠다”고만 밝히고 병세를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 언론은 아라파트 수반의 간 기능이 정지된 상태로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서방 언론들은 알타윌 여사와 지도부의 갈등을 권력투쟁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알타윌 여사가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당액의 PLO 자금도 갈등을 부추기는 요소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알타윌 여사가 아라파트의 병실 출입을 통제하면서 모든 정보를 독점하는 것에 대해 불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팔레스타인 안전보장회의는 7일 쿠레이 총리의 치안 계획을 승인했다. 그는 이미 아라파트 수반이 갖고 있던 재정 및 행정권의 일부를 인수한 상태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