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정신적 지도자 시스타니 치료차 런던行

  • 입력 2004년 8월 8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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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시아파 최고지도자 알리 알 시스타니(74·사진)가 심장질환 치료를 위해 6일 영국 런던에 도착했다.

이라크에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시스타니가 자리를 비우면서 중도 온건파의 목소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스타니의 런던행은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이끄는 강경 시아파 민병대가 미군과의 교전을 재개한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온건파의 ‘상실감’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란 태생의 시스타니는 이라크뿐 아니라 레바논, 파키스탄, 인도, 바레인 등의 시아파 신도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로 꼽힌다.

‘정신적 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향력 있는 지도자이지만 중요한 국사를 제외하고는 정치에 깊이 개입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무질서를 초래하는 행위를 비난하고 테러에 반대해 왔다.

시스타니는 또 정교(政敎) 분리적인 자세와 국제사회에 개방적인 태도를 견지, 신정(神政) 체제를 주장하는 사드르측 강경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과도정부와 강경 시아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 온 시스타니의 갑작스러운 런던행으로 당분간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많아졌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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