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5월 6일 19시 2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3월 대선에서 압승해 재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첫 취임 당시와 비교해 ‘21세기 차르(옛 제정 러시아 황제)’로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로 권력을 강화했다.
▽황제의 대관식 같은 취임식=푸틴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은 1시간 안팎으로 간단하게 치러지지만 크렘린에서 가장 화려한 방인 알렉세예프 홀에서 1500여명의 참석자가 모인 가운데 황제의 대관식처럼 호화롭게 진행될 예정.
푸틴 대통령은 붉은색 표지의 헌법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한 뒤 집권 2기의 구상을 밝히는 취임 연설을 한다.
▽막강한 대통령의 권한=러시아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전 세계 국가원수 중 가장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평. 총리 등 각료의 임명은 물론 중앙은행총재와 최고재판소장 헌법재판소장 등 3부 요직에 대해 사실상의 지명권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의 인준을 의회가 3번 계속해 거부하면 의회는 자동 해산된다. 의회는 함부로 내각이나 총리를 탄핵하기 어렵다. 내각과 의회가 동시에 해산되기 때문이다. 또 대통령의 포고령은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고 있다. 비상사태시에도 계엄령을 선포한 뒤 의회에 통보만 하면 된다.
전국에 대통령 전권대표를 파견해 지방정부를 통제하며 연방헌법을 위반하는 지방정부의 권한을 정지시킬 수도 있다.
막강한 핵전력을 통제하는 권력의 상징인 ‘핵가방’이 대통령을 늘 따라다닌다. 2000여명의 대통령행정실(비서실) 직원에, 500여개의 전용별장과 37대의 전용기를 갖고 있다.
▽더욱 강화된 권력=공산당이 지배하는 여소야대 의회에서 첫 임기를 시작했던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총선으로 의회까지 장악했다. 그동안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측근 그룹인 구주류와 과두재벌(올리가르히)세력도 무력화시켰다.
최근 포고령을 통해 국방부 법무부 외무부 등 내각 내 5개 핵심 부처는 총리가 아닌 대통령이 직접 관할토록 만들었다.
정치적 안정과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에게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자 독재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