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 이번엔 “술과의 전쟁”…술꾼추태 방지책등 도입

  • 입력 2004년 2월 20일 18시 54분


영국 정부가 국민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강력한 흡연 억제책은 물론 심지어 지방이 많은 음식에 대해 지방세(脂肪稅)를 부과키로 한데 이어 ‘술과의 전쟁’까지 선포할 예정이기 때문.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 인터넷판은 20일 영국 정부가 ‘폭음과의 전쟁’을 선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폭음 근절을 위해 정부는 수억파운드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음과의 전쟁’은 △폭음의 위험을 알리는 대중 교육 △보건 및 치료 서비스 △폭음 폭력에 대비한 치안 대책 △심야 주점에 대한 주류 공급 및 가격 조정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또 술꾼들의 추태를 방임한 술집에 대해서는 영업 중단 조치도 취할 방침이다.

신문은 또 올해 안에 모든 술병에 알코올 도수뿐 아니라 폭음했을 때 예상되는 피해 등을 적시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폭음 경고문은 영국 정부가 담뱃갑에 부착토록 한 것과 같이 ‘충격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인디펜던트는 15일 영국 정부가 올해 안에 관련 법규를 고쳐 담뱃갑에 흡연으로 ‘누렇게 된 치아’ ‘검게 변한 폐’ 등 끔찍한 사진을 넣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신문은 또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관할 술집과 식당, 쇼핑센터 등의 공공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19일에는 국민 비만을 우려한 정부가 햄버거 감자튀김 버터 탄산음료 유지방우유 등 지방과 당분 성분이 많은 음식에 대해 ‘지방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는 더 타임스의 보도도 있었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은 1980년대에 전체 10% 미만이던 영국인 비만 인구가 현재 20%를 넘어섰다는 영국총리실전략연구소(PMSU)의 조사에 따른 것. 타임스는 정부가 식품에 지방 및 당분 함유량 등의 영양 표시를 하고 영양 표준에 못 미치는 식품에 대해 ‘지방세’ 또는 다른 식품과 다른 체계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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