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기괴파’ 피아니스트 아믈랭 첫 내한연주

  • 입력 2004년 1월 13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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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20세기 초 기교주의적 피아노 레퍼토리를 발굴해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 -동아일보 자료사진
19세기 말∼20세기 초 기교주의적 피아노 레퍼토리를 발굴해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 -동아일보 자료사진
금세기 최고의 ‘기교파’ ‘기괴파’(奇怪派·마성적 기교를 강조하는 피아노 유파)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캐나다의 피아니스트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43)이 첫 내한독주회를 갖는다. 30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몬트리올에서 태어난 아믈랭은 1985년 카네기홀에서 열린 국제음악경연대회에서 우승한 뒤 연주가로 데뷔했다. 그의 이름은 오늘날 두 가지 점에서 피아노음악 팬들에게 각별하게 기억된다.

첫 번째는 광대한 레퍼토리. 피아노 분야에서 19세기 말∼20세기 초는 ‘절대기교의 시대’로 불린다. 당시는 연주자와 작곡가를 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손가락이 긴 연주자는 가능한 한 손을 넓게 벌리는 작품을, 터치(打鍵)가 빠른 연주자는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음표가 들어가는 작품을 작곡해 각기 ‘나만이 연주할 수 있는 레퍼토리’ 위주로 연주여행을 다녔다.

아믈랭은 이처럼 작곡가 겸 연주자 자신만을 위한 작품으로 연주 자체가 힘들어 외면당했던 악보의 사냥꾼으로 통한다. 알캉, 고도프스키, 례프스키, 볼컴 등의 잊혀진 작품들을 하이피리언 음반사의 당당한 음반 목록에 올려 세계 음악팬들과 만나게 한 연주자가 아믈랭이다.

두 번째는 어려운 작품을 치면서도 조금도 흔들림 없는 그의 ‘초절(超絶) 기교’. 음반으로 듣는 그의 터치는 진주목걸이처럼 알이 고르고 매끈하다. 다이내믹(강약대조)도 완벽하게 설계해 그가 연주하는 후기낭만시대의 피아노 음악을 듣고 있으면 당시 유럽의 절대왕정이 세운 대건축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믈랭의 첫 내한 콘서트는 편집이나 재녹음 없이 날것 그대로의 그의 기교를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연주곡은 알캉 ‘이솝의 향연’, 고도프스키 ‘쇼팽 연습곡에 의한 53개의 연습곡’ 하이라이트, 스크랴빈 소나타 7번 등. 3만∼7만원. 02-780-5054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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