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親美정권 수립 임박…사카슈빌리 대통령당선 유력

  • 입력 2004년 1월 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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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무혈시민혁명으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이 하야한 그루지야에서 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다.

450명의 국제참관인단이 선거 진행상황을 지켜봤다. 무혈시민혁명 이후에도 TV방송국이 수류탄 공격을 받는 등 정국 불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는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압하스 자치공화국 등이 선거를 거부해 300여만명의 유권자 중 170만명만이 유권자 등록을 하고 선거에 참여했다.

6명의 후보 가운데 지난해 시민봉기를 주도했던 미하일 사카슈빌리 국민행동당 당수(36·사진)의 당선이 유력하다. 그는 50% 이상을 득표해 결선투표 없이 5년 임기의 대통령에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미(親美) 성향으로 미국의 지원을 받아온 사카슈빌리 당수가 당선된다면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미국의 경제지원에 대한 기대 때문에 사카슈빌리 당수에 대한 지지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대선자금 500만달러(약 60억원)를 긴급 지원하기도 했다.

미국은 카스피해 송유관이 통과하는 경제·군사적 요충지인 그루지야를 영향력 아래 두기 위해 러시아와 각축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가 후원하는 이고리 기오르가제 전 국가보안부 장관의 불출마로 이번 대선에서 미-러간 대리전이 벌어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가 미국의 철군 요구를 거부하고 그루지야에 병력을 계속 주둔시키는 등 양국의 대결양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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