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독립전쟁’ 대비 군사력 증강…중거리 미사일 개발추진

  • 입력 2003년 11월 11일 18시 51분


대만은 ‘제헌건국(制憲建國)전쟁’ 개념을 기초로 한 군비증강과 병력동원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1949년 양안 분리 후 처음으로 시도되는 이 개념은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고 중국이 무력 공격을 감행할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양안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전망이다.

▽공개된 제헌건국전쟁 개념=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천자오민(陳肇敏) 대만 국방부 부부장은 3일 입법원 답변에서 “양안간의 전쟁은 새 헌법에 따른 대만 독립으로 제헌건국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뜻한다”며 “이에 대비한 군비와 병력 준비를 2004년 말까지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 부부장의 답변은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지난달 25일 제시한 대만 독립일정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천 총통은 2006년 새 헌법 제정→2007년 국민투표→2008년 새 헌법 실시 등의 독립일정을 밝혔었다.

▽병력동원 계획=천 부부장은 전쟁 발발시 현역 33만명과 예비병력 40만명 등 73만명이 즉각 전쟁에 동원된다고 보고했다. 사병 45세, 준사관 및 위관급 50세, 영관급 58세 이하로서 퇴역 후 8년 이내의 남자는 모두 소집돼 3일 안에 300만명이 동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1차 ‘전시소모’ 동원병력이 12만8000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전쟁 발발 직후 중국군의 공격으로 이 수만큼의 병력이 죽거나 다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비 증강=천 부부장은 “미국에 핵잠수함 구매 의사를 타진했지만 미국이 거부했다”면서 “디젤잠수함을 도입해 중국군의 대만해협 봉쇄를 막고 제해권을 장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은 지난달 말 대만을 방문한 미국 해군 전문가팀과 8척의 디젤잠수함 구매 협상을 벌였으며 총 가격은 100억달러 전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 부부장은 “97년부터 미라주 2000 및 F-16 전투기 대량 도입, 구축함과 호위함 건조 및 구매, 미국이 추진 중인 전역미사일방어(TMD)체제 가입 및 패트리어트 미사일 실전배치로 전력의 급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대만은 9월 말 상하이(上海) 등 중국 동부 연안도시를 공격권에 두는 사거리 600∼900km의 중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미사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미사일 발사 실험은 추진체 결함으로 실패했다.

▽선제공격으로 군사전략 수정=탕야오밍(湯曜明) 대만 국방부장은 지난달 8일 입법원에서 “군은 전쟁의 예방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중국 대륙 내 군사 목표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지난해 6월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처음으로 전쟁 초기에 제해 및 제공권을 장악해 중국군의 반격 능력을 마비시킨다는 ‘예방전쟁’ 개념을 도입한 데 따른 것. 이에 따라 대만군은 중국 내 주요 10개 도시에 대한 선제공격 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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