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對테러전 수행 한계”…비관적 메모 공개

  • 입력 2003년 10월 23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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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사진)이 대테러전쟁과 이라크전쟁의 성과 및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낸 메모를 작성해 군 수뇌부에게 회람시켰다고 USA투데이 인터넷판이 22일 전했다.

럼즈펠드 장관 등 미 행정부 수뇌부가 테러와의 전쟁이 진전을 보고 있다고 일관된 주장을 펴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 같은 메모는 2001년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의 실상에 대한 가장 솔직하고도 냉철한 평가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16일 작성한 이 메모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국방부를 조속히 개편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새로운 기구가 필요할지 모른다고 언급해 현 국방부 체제로는 이 전쟁 수행에 한계가 있음을 자인했다.

그는 메모에서 “우리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있는가, 지고 있는가”라고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이라크 고위 관료들을 추적하는 데는 진전을 보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지도자들을 잡는 데는 매우 더디다”고 인정했다.

그는 또 △미국은 이라크에 근거를 둔 테러조직 안사르 알 이슬람과의 전투를 막 시작하고 있고 △테러와의 전쟁에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며 △전후 안정화 노력이 매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특히 테러와의 전쟁 비용과 관련해 미국은 수십억달러를 쏟아붓는 데 반해 테러리스트들이 지불하는 대가는 수백만달러에 지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USA투데이는 그의 메모가 국방부 내 폴 울포위츠 부장관, 더글러스 페이스 정책담당 차관,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피터 페이스 합참차장에게 회람됐다고 전했다. 로런스 디리타 국방부 대변인은 이 메모에 대해 자세한 언급을 피한 채 “장관은 허심탄회한 토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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