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제록스, 동생은 리복” 美브랜드 딴 아이 이름짓기 붐

  • 입력 2003년 9월 29일 18시 51분


세살배기 미국 어린이 팀버랜드(Timberland)의 어머니(32)는 걱정이 많다.

“팀버랜드는 아이 아버지가 애용하던 의류 신발 브랜드였어요. 그는 ‘팀버랜드’가 싫다면 ‘리복(Reebok)’으로 하겠다고 우겼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상품명을 따 아이 이름을 짓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고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예컨대 2000년 미국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들 중 ‘팀버랜드’라는 이름의 아이는 6명이다.

카메라 등 정밀기기를 생산하는 회사 캐논(Can-on)을 딴 이름의 아이는 49명.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Jaguar)’는 5명, 복사기 생산업체인 ‘제록스(Xerox)’라는 이름의 아이도 있다.

미국이름협회의 에드워드 캘러리 전 회장은 “튀는 이름을 짓는 게 요즘 젊은 부모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유니크(Unique·독특한)’라는 이름의 아이도 24명이나 된다.

네브래스카주 벨뷰대학 심리학과 클리블랜드 에반스 교수는 “이름 때문에 아이가 겪을 고통을 고려해야 한다”며 “놀림감이 될 수 있는 이름을 짓지 못하도록 한 프랑스의 법률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전체 미국인 이름 1만개 가운데 3분의 2가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통용되지 않던 것들이라고 선데이 타임스는 전했다.

신문은 미국 어린이 이름에 일본 자동차명인 ‘캠리(Camry)’까지 등장했다며, 남자 아이 이름으로 ‘대우(Daewoo)’는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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