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加 동부 불 꺼졌다…8개주-토론토 동시에 전력 끊겨

  • 입력 2003년 8월 15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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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뉴욕 디트로이트 등 대도시를 포함한 동북부와 중서부 지역 및 캐나다의 토론토 오타와 등 남부 지역에서 14일(현지시간) 한꺼번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최악의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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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경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대규모 정전사태로 뉴욕주와 오하이오주 전역은 도시 기능이 마비돼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일부 원자력발전소 가동도 일시 중단되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CNN 방송은 이날 정전사태와 관련해 뉴욕에서 1명이 심장마비로, 캐나다에서 2명이 화재와 교통사고로 각각 숨졌다고 전했다.

정전사태로 미국의 8개 주와 캐나다에서 5000만명에 달하는 시민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미 언론들은 추계했다. 14일 밤 미국 뉴욕 브루클린과 캐나다 오타와 등에서는 일부 약탈행위가 벌어져 브루클린에서만 26명이 체포됐다.

이날 정전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의 나이아가라폭포 인근 지역에서 시작돼 미국의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주 등 동북부와 미시간, 오하이오주 등 중서부 및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으로 확산됐다.

정확한 정전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캐나다 총리실은 펜실베이니아주의 원자력발전소 정전이 원인이라고 밝혔으며, 뉴욕주는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정전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미 당국은 이번 정전사태가 테러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선거자금 모금행사 참석차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를 찾은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확실한 것은 테러가 아니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정전사태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나도록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테러나 고의적인 범죄일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15일 아침 뉴욕 중심가인 맨해튼과 타임스스퀘어에 전력이 복구되는 등 날이 밝으면서 전력 공급이 속속 재개되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15일 “완전 정상화에는 며칠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전으로 뉴욕주와 오하이오주에서는 원자력발전소 9곳이 외부 전원 공급 중단으로 일시 폐쇄됐고 존 F 케네디 공항, 토론토 공항 등 7개 공항에서는 보안점검 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비행기 이착륙이 중단됐다. 또 정전으로 많은 기업이 직원들을 일찍 퇴근시키는 바람에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한꺼번에 인파와 차량이 거리로 몰려나왔으나 신호등이나 터널의 전등이 가동되지 않아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지역에 따라 지하철과 교외 통근열차 운행이 중단되는가 하면 일부 시민은 지하철과 엘리베이터에 한동안 갇히기도 했다. 일부 뉴욕 시민들은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 무더위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1965년에는 뉴욕에서 하루 동안 정전이 발생해 2500만명이 피해를 본 바 있으며, 77년에도 역시 뉴욕에서 25시간 동안 전력 공급이 중단돼 900만명이 불편을 겪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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