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콘서트장 자폭테러 직후 현장일대 불통시켜 혼란막아

입력 2003-07-08 18:52수정 2009-09-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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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러시아 모스크바 록 페스티벌 공연장에서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 사고 당시 러시아 공안 당국이 현장 일대의 휴대전화를 불통시켜 대형 참사를 막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은 7일 “사고가 일어나자 MTS와 비이라인 등 이동통신회사들이 ‘상부’의 긴급 지시로 사고가 일어난 지역에서는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공연이 열린 투시나 비행장에 모인 4만여명의 관중은 공연장 입구에서 10분 간격으로 2차례나 폭탄이 터져 18명이 죽고 40여명이 부상하는 ‘아비규환’이 일어났는데도 이 사실을 모른 채 태연히 공연을 지켜봤다.

이는 시끄러운 록 음악 소리 때문에 대부분의 관중이 폭음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외부로부터 휴대전화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불과 몇 m 거리를 두고 축제와 비극이 공존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지만 전문가들은 만일 관중이 사고 소식을 듣고 일제히 현장을 빠져나가려 했다면 큰 소란과 함께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했다며 안도했다.

그러나 애인과 함께 공연장으로 들어가던 한 20대 청년이 걸려온 휴대전화를 받기 위해 잠시 자리를 떴다 돌아온 사이 사고가 일어나 연인을 잃은 가슴 아픈 사연이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뉴욕의 9·11테러와 지난해 일어난 모스크바 뮤지컬 극장 인질극 사건, 대구 지하철 참사 등에서 휴대전화는 사고소식이나 현장상황을 외부에 알리거나 친지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는 데 사용됐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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