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관광 산업에 도움을 줘! [게임 인더스트리]

  • 동아일보

가상 세계인 게임 속 모험이 현실 관광 산업에 제법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비디오 게임이 유발하는 관광(video game–induced tourism)을 학술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정도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게임이 실제 현실에 존재하는 장소를 홍보하거나 게이머의 방문 의욕을 자극해 실제 관광객을 유치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관광지로 만드는 것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며 게임과 관련한 여행 패키지 상품도 만들어졌을 정도죠.

특히 3D 모델링과 증강현실(AR) 기술의 발전이 게임과 관광을 한층 더 가깝게 만들어주고 있는데요. 게임이 관광 산업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시죠.

중국 땅덩이를 뒤흔든 ‘검은 신화: 오공’

‘검은 신화: 오공’. 제공=게임사이언스
‘검은 신화: 오공’. 제공=게임사이언스
2024년 중국 게임사이언스가 출시한 ‘검은 신화: 오공’은 게임이 문화유산 관광에 어떤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게임은 중국 전역의 36개 장소를 배경으로 삼았고, 이 가운데 27곳이 산시성의 실제 사찰과 석굴 등 문화유산을 토대로 정교하게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임 출시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2,000만 장이 넘는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기록했고, 이 중 중국 내 판매량은 70~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임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산시성 지방 관광으로 이어졌습니다. 산시성 관광 검색량이 전년 대비 3,000% 이상 증가했다는 조사가 나왔을 정도죠.

중국 문화 유산 등을 만날 수 있었던 ‘검은 신화: 오공’. 제공=게임사이언스
중국 문화 유산 등을 만날 수 있었던 ‘검은 신화: 오공’. 제공=게임사이언스
실제로 산시성 내 관련 유적 방문객은 단기간에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했고, 하루 방문객이 12만 명을 넘긴 날도 보고되었습니다. 관련 유적지 입장료 수입도 급증해 1억 6천만 위안(약 336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당연히 숙박, 음식, 교통, 소매업 등 연관 산업까지 동반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일부 명소는 전년 동기 대비 티켓 판매가 3배 이상 늘었고, 게임 속 장면과 실제 풍경을 비교하는 ‘성지순례’식 여행과 방문기가 중국 내 SNS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확산되며 게임의 인기가 관광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했죠.

도시 전체가 거대한 놀이공간으로 ‘포켓몬 GO’…태초마을 속초

‘포켓몬 GO’는 스마트폰의 GPS 거점과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해 이용자가 실제 현실 세계를 직접 걸어 다니며 가상의 포켓몬을 수집하고 대전하는 위치 기반 모바일 게임입니다. 이용자들을 계속 움직이게 만드는 이 게임은 도시 전체를 거대한 놀이공간으로 바꾸는 마법을 보여줍니다.

지난 2024년 11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포켓몬 GO 와일드 에어리어 후쿠오카’에는 이틀간 3만 6,000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현장을 찾았습니다. 마이즈루 공원과 도시 곳곳을 ‘포켓몬 GO’를 즐기는 게이머들이 채웠죠. 주말 동안 도시 전역에서 게임을 즐긴 인원까지 합치면 약 39만 6,000명이 활동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많은 이용자가 몰린 포켓몬 GO 와일드 에어리어 후쿠오카. 제공=스코플리
많은 이용자가 몰린 포켓몬 GO 와일드 에어리어 후쿠오카. 제공=스코플리
특히, 행사 참가자의 90%가 후쿠오카 외 지역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고, 행사를 통해 약 42억 720만 엔(약 399억 원)의 지역 경제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평균 참가자 1인당 소비액은 약 6만 7,000엔에 달했고, 응답자의 31%는 향후 1년 내 후쿠오카를 다시 찾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포켓몬 GO’가 게이머를 새로운 장소로 끌어들이고 지역 사회를 강화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2016년 포켓몬 GO 속초 플레이 화면. 사진=게임동아
2016년 포켓몬 GO 속초 플레이 화면. 사진=게임동아
그리고 ‘포켓몬 GO’는 우리나라 관광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게임이 아직 우리나라에 정식 출시가 되지 않은 2016년, 포켓몬 GO 개발사는 세계지도를 마름모 형태의 셀로 나눠 서비스 구역을 설정했는데요. 당시 속초 지역이 서비스 제외 구역을 벗어난 구간으로 설정되어 있어 정식 출시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도 게임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한국의 태초마을이 된 속초는 ‘포켓몬 GO’를 즐기러 전국에서 몰려온 트레이너들로 북새통을 이뤘는데요. 2016년 7월 속초 관광객 수가 전년보다 무려 57만 명 이상 급증한 241만 5,000명 수준을 기록했죠.

게임 팬이 신사를 살리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

2020년 출시된 서커펀치의 오픈월드 액션 게임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쓰시마 섬의 산악 지형과 해안선, 사찰과 신사 풍경을 예술적으로 재구성해 전 세계 게이머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게임 발매에 맞춰 나가사키현은 대마도의 역사와 관광지를 소개하는 특설 페이지도 만들어 알렸죠. 다만 코로나 19와 시기가 겹쳤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죠.

‘고스트 오브 쓰시마’ 팬들이 모여 완성한 크라우드 펀딩. 출처=캠프파이어
‘고스트 오브 쓰시마’ 팬들이 모여 완성한 크라우드 펀딩. 출처=캠프파이어
그리고 같은 해 태풍으로 쓰시마 섬 와타츠미 신사의 ‘토리이’가 크게 파손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현지 신사가 개설한 크라우드 펀딩에는 일본 안팎의 ‘고스트 오브 쓰시마’ 팬들이 몰리며, 목표액 500만 엔을 훌쩍 넘긴 약 2,700만 엔의 최종 모금액을 달성했습니다.

쓰시마시는 이 공을 인정해 개발사 서커펀치 프로덕션의 핵심 제작진을 공식 홍보대사로 위촉하며, 게임이 지역 사회에 미친 긍정적 파급력을 기념했습니다.

루마니아의 느낌을 살린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제공=캡콤
루마니아의 느낌을 살린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제공=캡콤
이외에도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 일대의 브라쇼브와 페레슈 성 등 중세풍 경관에서 영감을 받아, 고딕 공포와 목가적 풍광이 뒤섞인 마을을 구현했습니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대학은 ‘드라큘라’ 이미지에 의존하던 트란실바니아 관광 서사에, 현대 공포게임을 접목해 새로운 상징 자원을 제공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죠.

아울러 올해는 전 세계 게이머의 시선이 2026년 11월 19일 출시가 예고된 ‘GTA 6’를 향하고 있는데요. 게임의 무대가 미국 플로리다를 모티브로 하는 리오나이다이며, 플로리다의 도시인 마이애미를 모티브로 한 바이스 시티도 포함됩니다. 막강한 파괴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GTA 6가 관광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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