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美, 이라크 결의안 포기 가능성"

  • 입력 2003년 3월 14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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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한 2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연기하거나 포기하고 유엔의 승인 없이 이라크 전쟁에 나설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이 영국 스페인 등과 함께 단독 공격을 감행할 경우 국제법상 적법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미국은 B2 스텔스 폭격기를 사상 처음 국외 기지에 배치하고 토마호크 미사일을 장착한 구축함 2척과 핵잠수함 3척을 걸프만으로,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군함 15척을 지중해에서 홍해로 전진 배치해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주일 안 공격 가능성=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미국이 결의안을 포기하고 일주일 안에 이라크 공격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AP 통신도 이날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결의안을 포기한 뒤 단독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3일 하원 예산소위원회에 출석해 “표결로 갈 수도,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파월 장관은 표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엔 결의 없이 전쟁에 나서는 것이 정치적 타격이 적다고 말한 것으로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미국이 이같이 방향 선회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상임이사국 중 프랑스와 러시아가 거부권 행사를 벼르고 있고, 전체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의 지지를 얻는 이른바 ‘도덕적 승리’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 찬성표는 미국 영국 스페인 불가리아 카메룬 파키스탄 멕시코 등 7개국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번 주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를 제3중립국에서 만나 최종 외교 군사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AP 통신은 덧붙였다.

▽이라크 선제공격 가능성=이라크는 미국의 공격이 확실해질 경우에 대비해 중동지역 미군과 이스라엘 등을 대상으로 선제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미 ABC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라크가 생화학 무기를 동원한 선제공격이나 700개에 이르는 남부의 유정(油井)에 방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들이 입수되고 있어 미군이 이를 막기 위해 전쟁 개시 전 이라크 내 목표물을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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