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B2 스텔스 폭격기를 사상 처음 국외 기지에 배치하고 토마호크 미사일을 장착한 구축함 2척과 핵잠수함 3척을 걸프만으로,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군함 15척을 지중해에서 홍해로 전진 배치해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주일 안 공격 가능성=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미국이 결의안을 포기하고 일주일 안에 이라크 공격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AP 통신도 이날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결의안을 포기한 뒤 단독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3일 하원 예산소위원회에 출석해 “표결로 갈 수도,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파월 장관은 표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엔 결의 없이 전쟁에 나서는 것이 정치적 타격이 적다고 말한 것으로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미국이 이같이 방향 선회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상임이사국 중 프랑스와 러시아가 거부권 행사를 벼르고 있고, 전체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의 지지를 얻는 이른바 ‘도덕적 승리’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 찬성표는 미국 영국 스페인 불가리아 카메룬 파키스탄 멕시코 등 7개국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번 주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를 제3중립국에서 만나 최종 외교 군사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AP 통신은 덧붙였다.
▽이라크 선제공격 가능성=이라크는 미국의 공격이 확실해질 경우에 대비해 중동지역 미군과 이스라엘 등을 대상으로 선제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미 ABC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라크가 생화학 무기를 동원한 선제공격이나 700개에 이르는 남부의 유정(油井)에 방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들이 입수되고 있어 미군이 이를 막기 위해 전쟁 개시 전 이라크 내 목표물을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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