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開戰때까지 석유증산 안해"

  • 입력 2003년 3월 12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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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유국들의 카르텔조직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1일(현지시간) 현재 석유생산량을 유지하되 미국 등의 이라크 공격이 시작될 경우 즉각 증산키로 합의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회원국 각료들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 모여 국제 원유 수급동향을 점검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하루 2450만배럴에 이르는 현재의 원유 공급량은 적절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OPEC는 배럴당 25달러를 적정가격으로 보고 20일 이상 계속 28달러를 넘어서면 생산량을 하루 50만배럴가량 늘리기로 비공식 합의해놓고 있는데 이미 이 같은 기준을 넘어선 상태. OPEC측은 “이 같은 고유가는 투기심리나 정치적 긴장감 때문이지 시장에서 원유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OPEC의 성명에도 불구하고 국제 에너지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의 증산 여력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며 “전쟁이 벌어져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 미국 일본 등 대규모 석유소비국들이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가 국영 석유회사의 파업 이후 생산량이 크게 줄었고 사우디아라비아 외에는 증산 여력이 거의 없어 개전(開戰) 직후 상당기간 고유가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OPEC 지도부를 만나기 위해 이날 빈에 도착한 스펜서 에이브러햄 미 에너지장관은 “석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전략비축유 방출이 이뤄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미국은 6억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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