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찰협력' 10개항 서명

  • 입력 2003년 1월 20일 18시 35분


이라크와 유엔은 20일 이라크 외무부에서 무기사찰단의 사찰활동 활성화를 위한 10개항의 공동성명서에 서명했다고 한스 블릭스 유엔무기사찰단(UNMOVIC) 단장이 밝혔다.

이 공동성명에는 △사찰단의 이라크 과학자에 대한 개별조사 사실상 허용 △개인 주택을 포함한 모든 장소에 대한 사찰단의 접근 허용 △발견된 빈 화학탄두에 대한 조사팀 구성 △‘금지물질(대량살상무기를 의미)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릭스 사찰단장은 이에 앞서 “이라크가 16일 바그다드 남부 탄약저장고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한 빈 화학탄두 4개를 더 발견했다고 자진해 알려왔다”며 이라크의 사찰 협조 노력이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미국 고위 관리들은 19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해외 망명 문제를 잇따라 언급, 미 행정부가 후세인 대통령 망명을 사태 해결의 한 방안으로 강구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ABC방송에서 “이라크 지도부와 가족들이 다른 나라에서 피난처를 제공받도록 하는 준비작업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밝혔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CNN방송에서 “후세인 대통령과 그의 아들, 주변 인물들이 떠난다면 모든 상황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USA투데이는 19일 미국이 후세인 대통령의 망명 유도, 또는 사살 등 조기 제거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특수부대와 중앙정보국(CIA) 등의 이용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그의 행적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보관계자들을 인용, 현재 100명에 가까운 특수부대원과 60여명의 CIA요원이 이라크 내 사막지역과 대도시 주변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보잉707기를 개조해 만든 정찰기와 첩보위성 2대가 이라크 대통령궁, 군부대 등의 통화 및 무선교신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군사령관들에게 “(전쟁에서) 가능한 한 인적 물적 피해를 최소화하라”면서 “신에 의지하는 우리에게 승리는 필연적 결론”이라고 말했다.

한편 터키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이란 등 이라크 주변 6개국 정상은 2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라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지역 정상회담을 가질 방침이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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