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동아시아 정세 변동…美외교 혼란”

  • 입력 2002년 12월 16일 18시 07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워싱턴에 들어선 지 2년 만에 미국이 처한 동아시아의 외교정세가 바뀌고 있다. 오랜 맹방에선 반미정서가 확산되고 있고, 미국이 잠재적인 위협국가로 꼽은 나라들은 부쩍 선린관계를 강조하고 나서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16일 “북핵 위기로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처한 외교지형이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이같은 정세 변화가 미국이 전력을 기울여 이라크 전쟁을 준비하는 와중에 벌어져 북핵 해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미국의 북한 해법이 이라크와 다른 것은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 기사 골자.

6·25전쟁 당시 미국과 싸웠고 부시 행정부가 ‘전략적인 적’으로 간주하는 중국은 최근 워싱턴의 전략적인 파트너로 떠올랐다. 이같은 해빙 무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미지수다.

최근 베이징을 방문한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중국인들을 ‘친구’라 불렀지만 중국은 전략적으로 북한이 한국과 중국의 ‘완충지대’로 남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북한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미국과 다르다.

3만7000명의 미군이 주둔하는 전통적인 맹방인 한국은 보다 자주적인 외교노선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내 젊은 세대들은 미국이 북한을 자극시켜 현 위기를 조성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여중생 치사사건이 겹쳤다. 19일의 한국 대선은 한미관계를 묻는 국민투표로 변질되고 있다. 선거 결과는 한미간 군사동맹 관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북한과의 수교를 모색했던 일본은 북핵을 계기로 재무장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에 맞서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평양과의 갈등이 고조될수록 일본의 재무장 가능성도 높아진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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