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뜨는 별]⑦자칭린 前베이징시 당서기

입력 2002년 11월 13일 18시 03분

“우리는 2008년 올림픽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치러낼 것이다. 전 세계 친구들은 베이징(北京)에 와서 올림픽을 참관하기 바란다.”

베이징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지난해 7월 13일 베이징의 톈안먼(天安門) 광장 앞에 모인 축하 인파 앞에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벅찬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당시 자칭린(賈慶林) 베이징시 당서기의 순탄한 전도를 예고한 순간이기도 했다.

그는 1997년 베이징 시장이 되면서 중국의 숙원인 올림픽 유치를 위해 ‘베이징 개조사업’에 모든 힘을 기울였다. 시내 중심가인 창안제(長安街)와 핑안제(平安街)의 낡은 건물을 헐어버리고 중국 고유의 품격과 멋을 풍기는 신축건물들로 거리를 단장했고 외곽순환도로인 쓰환(四環)과 우환(五環)을 새로 건설해 교통난을 크게 완화시켰다. 베이징 시내에 소공원 수십 곳을 조성해 녹지공간을 넓힘으로써 ‘공원 시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가 처음 베이징에 왔을 때 시민들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장 주석의 충복으로 분류된 데다 장 주석과의 권력투쟁에서 실각한 전임 천시퉁(陳希同) 서기에 대한 동정 여론이 거셌기 때문이었다.

특히 그는 푸젠(福建)성 성장 시절 중국 건국 이래 최대의 밀수사건으로 불린 위안화(遠華)그룹 사건에 부인 린유팡(林幼芳)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던 터였다. 당시 이 사건을 조사했던 주룽지(朱鎔基) 총리 등 지도부 내의 평판도 좋지 않았다.

이때 시민들은 “‘천스창, 스간자(陳市長, 實幹家·성실한 사람)’, ‘자스창, 부반전스(假市長, 不辦眞事·가짜 시장은 참된 일을 않는다)’”라며 그의 성(姓)을 같은 발음의 중국 글자로 바꿔 노골적으로 비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으로 베이징 도시개발 및 정비에 전력을 다해 이 같은 부정적인 평가를 털어 냈다.

허베이(河北)성 보터우(泊頭)가 본적지인 그는 칭다오(靑島)에서 태어나 상하이방(上海幇)이 아니지만 장 주석의 심복으로 분류된다.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이 유력시되는 그의 오늘은 장 주석과의 30여년에 걸친 개인적 인연 때문이다.

1960년대 대학 졸업 후 제1기계공업부에서 전기부문 고급 공정사로 근무하게 된 자 서기는 당시 자신보다 나이가 14세나 많으면서도 직급이 낮았던 장 주석에게 깍듯이 선배 예우를 갖추었다고 한다. 이에 깊은 감동을 받은 장 주석은 이후 ‘후견인’으로서 그에게 변함 없는 애정을 쏟게 됐다는 것이다.

톈안먼사태 이후 권력을 장악한 장 주석은 당시 푸젠성 부서기였던 자 서기를 성장과 서기에 임명한 데 이어 1997년 정치 수도인 베이징 시장과 서기로 발탁했다.

특히 장 주석은 1999년 위안화 밀수사건이 불거져 자 서기가 정치생명의 위기를 맞았을 때 당시 베이징 서기인 그를 대동하고 베이징의 실리콘밸리인 중관춘(中關村)을 방문함으로써 면죄부를 주었을 만큼 그를 신뢰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지칭린은…▼

△1940년 3월 칭다오(靑島) 출생

△1956∼58년 스자좡(石家莊)공업 관리학교 공업기업계획과 수학

△1958∼62년 허베이공학원 전력과 졸업

△1959년 중국 공산당 입당

△1962∼73년 제1기계공업부

설비플랜트총국 기술원,

판공청 정책연구실 기술원

△1973∼78년 제1기계공업부 생산품관리국 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