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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8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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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은 중간선거에서 이긴 후 백악관 아이젠하워홀에서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해 (이라크와는) 다른 전략을 쓰고 있다(With North Korea, we’re taking a different strategy)”고 말한 뒤 ‘initially’라는 말을 덧붙였다.
‘initially’는 ‘우선(in the first place)’이라는 뜻과 ‘처음에는(at the beginning)’이라는 두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웹스턴 영영사전)
어느 쪽으로든 “우리는 북한과 관련, 당장은 다른 전략을 쓰고 있지만 나중에는 바뀔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8일 “부시 대통령이 이 단어로 이라크 문제를 처리한 뒤에 북한에 대해 보다 강경한 대결(more muscular confrontation)을 추구할 가능성을 남겨놓았다”고 해석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initially’를 근거로 ‘이라크와는 다른 전략’을 아예 미국의 대북 ‘초기 전략’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47분간 진행된 회견은 중간선거 승리에 따른 자신감과 여유를 반영하듯 이라크를 제외한 모든 주제에서 부드러웠다.
북핵에 관한 질의답변은 한번밖에 없어 그의 의도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어려운 상태. 하지만 답변의 전체적인 내용은 유화적이었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북한이 한 두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에 대해 이라크보다 훨씬 긴박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다는 주장들을 일축했다”고 전했다. 그의 북핵 언급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그들이 플루토늄을 이용,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그들의 플루토늄 재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미국과의 합의를 어기고 하나의 무기(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욕심으로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말대로라면 그는 북한이 아직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단계에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라크에 집중하기 위해 북한의 위협을 언급하지 않거나 일부러 낮춰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는 회견에서 동맹국과 러시아 중국과의 협력을 다짐하면서 특히 중국의 역할을 기대했다. 그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크로퍼드 (미중정상회담)에서 아주 분명하게 핵이 없는 한반도를 원한다고 밝힌 것은 상당히 흥미있는 성명이었다”며 “그것은 나의 판단으로는 중국 정책의 매우 중요한 명시이며 북한이 이 말을 들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