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무차별저격’ 사형 구형될듯…1급살인혐의 기소

  • 입력 2002년 10월 27일 18시 28분


미국 메릴랜드주 검찰은 25일 워싱턴 일대 연쇄 저격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존 앨런 무하마드(41)와 존 리 말보(17)를 6건의 저격사건과 관련해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무하마드에게 사형 구형을 계획하고 있다.

말보는 성인 자격으로 재판에 회부될 예정이나 나이가 17세로 입증될 경우 주법상 사형선고는 허용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수사국(FBI)은 또 무하마드와 말보가 타고 있던 승용차 시보레 캐프리스의 공동 소유주 너새니얼 오스본을 저격용 차량 구입을 주선해 준 혐의로 체포했다. 오스본은 용의자로 체포된 무하마드의 친구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이날 무하마드가 쓴 것이 확실시되는 편지를 증거로 공개했다. 이 4장짜리 편지는 “경찰에게, 나를 신이라 불러달라”로 시작해 경찰의 서투른 대응을 지적하고 1000만달러를 입금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워싱턴 지역 경찰은 용의자들이 타고 다닌 1990년식 청색 시보레 캐프리스 차량을 그동안 10번도 넘게 검문했으나 연쇄살인과 연관시킬 근거가 없어 풀어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는 26일 경찰이 흰색 박스트럭이나 흰색 밴, 크림색 도요타 등을 수배해왔기 때문에 이 낡은 청색 시보레 승용차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워싱턴시 경찰국의 찰스 램지 국장은 “우리는 흰색 밴을 탄 백인들을 찾고 있었는데 정작 잡힌 것은 청색 승용차에 탄 흑인들이었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거의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 지역 주민들이 저격 공포에서 벗어나 평온한 주말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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