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北과 대화의 길 열려있다"

  • 입력 2002년 9월 13일 18시 47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2일 저녁(현지시간) 뉴욕의 한 호텔에서 회담을 갖고 북-일 정상회담과 이라크 문제에 대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일본 언론이 13일 전했다.

25분간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의 성사 경위를 설명하고 “(북한 방문이) 위험요소는 있지만 정상간 대화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해 책임 있는 대응을 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의 북한방문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 뒤 “미국이 대화의 문을 닫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북한에 전해달라”고 말해 북-미 대화의 재개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관계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 개발, 통상병력 삭감에서 진전이 필요하다”고 말해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북한의 식량난과 인권 등 인도적인 문제를 거론하면서 “세계가 폭넓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총리가 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문제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미국인의 분노는 알고 있지만 지금은 인내를 거듭해 국제협조를 얻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유엔을 통한 문제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국제협조의 중요성은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도 “외교노력은 하겠지만 성공하지 못할 경우 다른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단독으로 군사행동을 할 수도 있음을 분명히 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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