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상하이, 맛과 멋이 넘치는 자유공간

  • 입력 2002년 9월 12일 16시 10분


´르 갸르송 시누아’의 상하이 딤섬요리 사진제공 스튜디오 엣지 윤석원 실장
´르 갸르송 시누아’의 상하이 딤섬요리 사진제공 스튜디오 엣지 윤석원 실장
《50, 60층의 건물이 넘쳐나는 고층빌딩 숲, 파란불이 켜져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을 요리조리 피해서 씽씽 내달리는 차들을 보며 상하이의 ‘역동성’을 실감한다. 중국의 다른 지역처럼 유서 깊은 유적지가 많은 곳은 아니지만 세계 각국에서 온 ‘상하이니즈’들이 들락거리는 덩치 큰 위락시설이 많은 까닭에, 상하이는 먹고 마시고 쇼핑을 즐기는 ‘시티 투어’가 어울리는 곳이다.택시가 흔하고 요금도 싼 편이라 시내 호텔에 숙소를 잡는다면 하루에 50위안(약 7500원) 정도면 충분히 이곳저곳을 살펴볼 수 있다.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은 영어를 못하므로 행선지 주소는 중국어로 표기해서 갖고 다녀야 한다.

많은 여행사들에서는 상하이행 항공편과 2, 3일정도의 시내 숙박을 포함한 여행 패키지요금을 40만원 안팎에 팔고 있다. 상하이〓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 ‘상하이의 맛’

중국의 4대요리 중 하나인 난징(南京)요리. 그 중에서도 상하이요리는 쌀을 재료로 한 음식과 게 새우 등의 해산물을 이용한 것이 많다. 색이 화려하고 단 맛, 고소한 맛이 잘 어우러져 서양인들도 중국요리 중에서 으뜸으로 친다. 영어로 적힌 메뉴를 참조하면 주문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1인분에 30∼100위안(약 4500원∼1만5000원)이면 충분하다.

신지스(新吉士)〓서울의 청담동 거리를 연상케하는, 상하이 여피들이 1순위로 즐겨 찾는 신톈디(新天地)거리 초입의 상하이식 중식당이다. 심플한 목조건물과 오렌지색 등불로 치장한 1930년대풍 인테리어로 리노베이션한 덕분에 20세기초 상하이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간장과 기름을 넉넉히 넣은 ‘생강이 들어간 게’ 요리가 특히 맛있다. 대추의 속을 파 내고 약반죽한 찹쌀을 달게 조려낸 전채요리는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86-21)6336-4746

르 갸르송 시누아(Le Garcon Chinois)〓서양인의 입맛이 좀 더 반영된 ‘신(新)상하이 푸드’를 취급하는 곳이다. 상하이 요리를 주로 다루지만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으며, 야채위주의 ‘헬스 푸드’도 많이 취급한다. 식사시간 이외에는 카페나 바로도 이용된다. 테이블 마다 촛불을 켜 놓아 운치가 있다. 3층 복도에는 중국 현대화가의 수채화가 걸려 있어 음식 맛을 더해준다. 외국인들의 발길이 잦은 헝산루(衡山路)에 있다. (86-21)6445-8217

● 상하이니즈의 화려한 밤

‘라벨르’에 모여 춤추고 있는 상하이니즈들.

나이트클럽이나 바가 상하이 시내에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2, 3년 전 만해도 외국인 전용클럽이 많았지만 요즘은 어딜가나 ‘외국인 반, 중국인 반’이다. 유럽이나 홍콩 등지에서 이름깨나 날린 DJ라면 상하이의 클럽들을 한번씩은 거쳐간다. 스탠딩바가 주를 이루며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3, 4시까지가 가장 붐비는 시간이다.

라벨르〓번화가인 퉁런루(銅仁路)에 있다. 2층 양옥인데 마치 유럽의 정원 딸린 저택에서 여는 파티장에 참석한 듯한 기분이 든다. 선 채로 춤을 추면서 다른 사람들과 격의없이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사교의 장으로도 인기다. 입장료는 50위안(약 7500원)이며 간단히 맥주나 칵테일만 마셔도 된다. 2층이 나이트클럽으로 쓰이는데 오후 10시까지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으로 영업하며 주중에는 심야개장을 하지 않을 때도 있다. 1층에서는 오후 10시까지 상하이식 딤섬요리를 전문으로 선보인다. (86-21)6247-9666

페이스〓고풍스러운 건축물이 많은 루이진얼루(瑞金二路)에 있다. 1936년 일본기업이 지은 ‘미쓰이 가든’이란 이름의 양옥을 재단장해 만든 것이다. 세련된 저택의 분위기를 풍기는 덕분에 상하이의 결혼적령기 여성들은 이곳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사진 찍는 것이 꿈이다. 1층에는 오전 2시까지 영업하는 바 ‘페이스’가 있으며 2층의 인도식당 ‘하자라’, 3층의 태국식당 ‘란 나 타이’가 오후 10시30분까지 영업한다. (86-21)6466-4328

● 인테리어 소품 쇼핑

모던 상하이풍의 인테리어 소품들을 갖춘 ‘심플리라이프’

상하이에 있는 푸둥, 훙차오(虹橋) 두 공항의 면세점은 중국술이나 중국차를 제외하면 볼 것이 별로 없다. ‘플라자 66’ 같은 난징루(南京路)의 대형 쇼핑몰에는 물건은 많지만 수입세 때문에 값이 만만치 않다. 상하이에서 쇼핑하기 좋은 곳은 ‘앤티크’ 분위기가 나는 인테리어 숍들이다. 화려한 자수가 놓여진 방석, 길다란 나무 수저, 목욕용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품목에 따라 5위안(약 650원)짜리부터 1만위안(150만원)이 넘는 것들도 있다.

심플리 라이프(Simply Life)〓상하이 내에 5개의 대형 인테리어 숍이 있다. 현대적이면서 전통적인 분위기가 가미된 상하이식 특징을 간직한 형형색색의 다기세트가 볼 만하다. 다양한 실크와 도자기를 이용한 장식물들도 많다. 작은 자개장, 유리잔,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향초, 침대보 등이 인기상품. (86-21)3406-0509

레이프 홈(Layfe Home)〓신톈디 광장에 있다. 식문화가 발달한 상하이의 테이블 세팅과 관련해 다양하고 정교한 소품들을 비교적 싼 가격에 구할 수 있다. 고풍스러운 접시, 천으로 만들어진 냅킨, 수저세트 등이 구비돼 있으며 아로마 효과가 있는 양초 비누 목욕소금을 비롯해 화려한 장식이 새겨진 문구류들이 외국인들을 사로잡는다. (86-21)6326-0716

● 상하이 패션을 보면 세계가 보인다

핫팬츠차림의 상하이여성이 지하철역에서 사람 전신상만한 가두광고대 옆에 서 있다. 상하이AP연합

신톈디 거리에 서 있으면 세계패션 흐름에 대해 대강의 윤곽을 잡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각국에서 온 외국인의 패션이 각기 다른 것은 물론 상하이 여피들 또한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 스타일을 즐겨 입기 때문이다. 다만 힙합바지나 박스형 티셔츠처럼 헐렁한 미국 스타일은 크게 인기가 없다. 남녀 공통으로 보디라인이 살아나도록 딱 달라붙는 스타일의 옷을 입는 사람이 많다.

가장 번화한 신톈디거리에서 몇명의 ‘여피족 남성’을 살펴 본 결과 구치 프라다 등 유럽브랜드의 구두, 한국제 갤럭시나 홍콩제 지오다노 셔츠와 티셔츠, 미즈노 카시오 등 일본제 액세서리, 나이키 스케치 등 미국산 운동화를 걸친, 말 그대로 ‘세계 의상’을 착용한 경우가 많았다. 너무 세계적이어서 때로는 부조화를 이루는 키치적인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여성들의 경우 중국 전통 의상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에스닉한 분위기의 원피스를 입어 고전미를 뽐내는 사람부터 민소매, 배꼽티와 보디라인이 드러나는 가죽 미니스커트를 입어 섹시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